척추 수술 환자는 만성 통증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척추 수술 당시 겪었던 심한 통증과 힘들었던 입원 경험 때문에 재수술이나 반대측 수술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술 전부터 장기간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고령인 환자도 많아 통증 조절 또한 복잡하다.
의료진이 수술 후 ‘회복’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랐다. 임상지표, 환자의 불편감, 안전, 기능회복 등 각 부서가 다른 관점에서 환자를 돌봐왔다.
수술 후 조기 회복 프로그램(Early Recovery After Surgery, ERAS)은 여러 관점을 하나의 경로로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었다. 정형외과 척추 파트와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수술실, 병동, 외래, 회복실, 영양팀까지. 관련 의료진이 ‘ERAS는 환자의 회복을 위한 병원 전체의 약속’이라는 인식 아래 더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하나의 회복 지도를 그리는 과정
정형외과 척추 파트는 입원 전 과정을 살피며 무엇을 먼저 바꾸고, 어떤 부분을 발전시켜야 할지 하나씩 짚어갔다. 외래에서는 입원 후 교정하던 빈혈 수치를 사전 혈액검사와 철분제 투약으로 미리 교정했다. 재활의학과는 근력·보행·낙상 위험을 평가해 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 수술 전 재활과 수술 후 조기 보행을 도왔다. 마취통증의학과는 비마약성 진통제 중심의 통증 관리와 환자혈액관리(PBM) 체계를 정비했다. 또한 영양팀과 협력해 금식 중에도 수술 2시간 전까지 당질음료를 제공하고, 가능한 수술 당일 저녁부터 식사를 시작하도록 해 환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수술간호팀은 철저한 감염 관리와 수술 중 세심한 체온 유지를 통해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등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수술 환경을 구축했다. 병동은 수술 전 교육부터 통증·오심 모니터링, 유치도뇨관과 수액 조기 제거 등 환자와의 접점을 더 세밀하게 조율해 나갔다. 전문간호사들은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모든 부서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함께 그린 회복의 방향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고 퇴원도 빨리하게 됐어요!” 언제 걷고, 식사하고, 퇴원하는지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들은 치료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수술 후 통증이 줄어 조기 보행이 수월해지면서 합병증 발생률은 크게 줄고 수술 만족도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변화는 여러 지표에서도 나타났다. 마약성 PCA(자가통증조절기) 사용량은 물론, 정형외과 전 수술에 걸쳐 수혈량도 크게 줄었다.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가 함께 구축한 ‘수술 중 PBM 시스템’ 덕분에 최근 우리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혈액적정성 평가에서 최상위 성적을 받았다.
오늘도 척추 파트 의료진들은 다학제 협력을 바탕으로 ERAS 적용 범위를 넓혀가며 환자 중심의 회복 경로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ERAS는 결국 의료진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환자가 수술과 회복 과정을 혼자 견뎌야 할 두려움이 아니라 모든 의료진이 함께한 신뢰의 경험으로 기억하길 바랍니다."
<정형외과 척추 파트 ERAS 협업 주요 참여 직원>
정형외과 조재환 교수, 최영락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고원욱 교수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 손우철 교수
수술간호팀 봉명례 G로젯 유닛 매니저, 윤혜신 동관마취회복 유닛 매니저
95병동 진선희 유닛 매니저, 이미영 전문간호사
96병동 최균임 유닛 매니저, 윤소정 전문간호사
136병동 허은아 유닛 매니저
외래간호팀 이정란 유닛 매니저
영양팀 이명화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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