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신장을 망치는 나쁜 생활습관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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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내과 정찬영 교수
 

신장질환, 신장이식클리닉 전문의

 

신장은 우리 몸의 청소부다.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내보내는 장기로 물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고 혈압을 조절하며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도 분비한다. 24시간 쉬지 않고 몸을 깨끗하게 지켜 주는 정수기인 셈이다.

 

문제는 사소한 생활 습관이 이 소중한 장기를 서서히 망가뜨린다는 점이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기능이 한계에 다다르면 여러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신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비만, 당뇨·고혈압 등이 있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신장 건강을 해치는 나쁜 습관 세 가지와 신장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1.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기

신장은 물을 이용해 노폐물을 소변으로 내보낸다. 물이 부족하면 소변이 진하게 농축되고, 농축된 소변은 신장의 작은 관을 손상시키거나 심하면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설거지할 때 물이 적으면 찌꺼기가 눌어붙듯, 물이 부족한 신장도 노폐물을 제대로 씻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적절한 물 섭취량은 하루 1.5리터에서 2리터 정도로 보통 여섯에서 여덟 컵 정도의 양이다. 갈증이 없어도 한 번에 몰아 마시지 말고 하루 동안 조금씩 나눠 마시자. 소변 색이 연한 노란색이면 물을 잘 마시고 있다는 신호다. 단, 심장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수분을 제한해야 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가 정해 준 하루 수분량을 따르는 것이 좋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 짜게 먹기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이 물을 끌어당겨 혈압이 오른다. 고혈압은 신장의 가장 큰 적인데, 높은 압력이 신장의 가는 혈관을 짓눌러 필터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수도관에 강한 수압이 계속 걸리면 언젠가 금이 가거나 터지는 것처럼 신장의 작은 혈관들도 계속 높은 혈압에 노출되면 손상되어 필터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적절한 소금 섭취량은 하루 5~6g으로 티스푼 하나보다 약간 적은 분량이지만, 일일이 양을 체크할 수 없으므로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절임 음식 등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국·찌개·라면을 먹는 횟수를 줄이고 요리할 때 소금 대신 허브나 향신료를 쓰면 맛은 살리고 소금은 줄일 수 있다.

 

 

3. 진통제·약을 함부로 먹기

두통이나 근육통에 무심코 먹는 진통제, 특히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신장에 부담을 준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이 대표적이고 감기약에도 들어 있을 수 있다. 공진단이나 한약, 밀크시슬 같은 건강보조식품도 올바로 쓰면 도움이 되지만, 무분별하게 먹으면 오히려 신장에 부담이 된다. 이런 약을 오래, 많이 먹으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고 조직이 손상된다. 자동차 엔진에 나쁜 기름을 계속 넣으면 결국 엔진이 망가지는 것과 같다.

 

통증이 있으면 먼저 휴식과 냉·온찜질 같은 방법을 시도하자. 약이 꼭 필요하면 정해진 용량을 지켜 짧게 쓰는 것이 좋다. 타이레놀은 신장에 비교적 안전한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정해진 용량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여러 질환으로 약을 함께 먹을 때는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복합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검사받아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 밖으로 원활하게 빠져나가야 할 노폐물과 유해 물질들이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그대로 쌓이게 된다. 이처럼 체내에 대사 노폐물이 축적되어 전신에 독성을 일으키는 상태를 ‘요독증’이라고 한다.

 

신장 기능이 정상적일 때는 인이나 대사 유독 물질이 소변을 통해 적절히 배출되지만 신장이 망가지면 이 성분들이 피부 표면과 조직에 쌓이고, 피부의 미세신경을 자극해 참기 어려울 만큼 심한 가려운 증상이 발생한다. 또 혈액 속에 요독 농도가 높아지면 소화가 잘되지 않고 미식거리거나 거북한 메스꺼움을 느끼며 심한 경우 음식을 먹지 않아도 구토가 일어난다.

 

칼슘 수치가 떨어지게 되면 신경과 근육 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해 다리나 팔 등의 근육이 쥐가 나듯 제멋대로 뒤틀리거나 파르르 떨리는 근육 경련 증상이 발생한다. 또 칼륨이 과도하게 쌓이면 근육에 힘이 빠지고, 심하면 심장 박동이 위험하게 흐트러져 치명적인 부정맥,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이 나빠지면 염분과 수분이 몸에 쌓이고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도 무너져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신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운 장기다. 그리고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평소에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신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체중 유지하기, 혈압과 혈당 관리하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등 작은 생활습관을 실천해보자. 건강한 삶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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