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점과 피부암 2021.09.29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교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은 국내 전체 암의 약 2%를 차지한다. 서양에 비하면 발병률이 낮지만 최근 10년간 발병 건수가 3배 증가해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피부암의 종류별 발생빈도를 조사한 국내 자료에 따르면 피부암은 기저세포암(42.1%), 편평세포암(19.5%), 악성흑색종(10.7%)의 순서로 흔하다. 흑색종은 재발 및 전이가 다른 피부암에 비해 흔하고 생존율도 다른 피부암에 비해 좋지 않다. 하지만 기저세포암 및 편평세포암은 상대적으로 진행된 병변이 드물고 수술적 치료가 제대로 되면 건강에 치명적인 경우도 드물다. 즉 피부암은 적절한 시기에 진단돼 치료받으면 건강에 장기적인 문제를 남기지는 않는다.

 

점은 멜라닌색소세포가 국소적으로 증식된 양성종양으로 대부분은 평생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부 점으로부터 흑색종이 발생할 수 있고 흑색종의 초기 병변이 점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점과 흑색종의 감별이 중요하다. 얼굴에 생기는 검버섯이나 점과 같은 병변의 크기, 색깔, 피부 표면의 성질이 점차 변화하고 레이저 치료 등을 시행하였음에도 재발한다면 피부암 가능성을 고려하여 병원을 방문해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처럼 색소세포와 관련이 없는 피부암도 육안으로는 점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몸의 어디인가에 점이 있다면 수시로 체크하고 변화가 있으면 감별을 위해 진료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이다. 일광화상과 같은 강한 자외선 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햇빛 노출 부위에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았다가 나은 후 다시 피가 나는 것이 반복되는, 잘 낫지 않는 상처를 주 증상으로 내원한다. 병변의 가장 자리가 둥글게 말려있고 궤양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점으로 생각했던 병변에 위와 같은 변화가 나타나거나 점을 레이저치료 등으로 제거했는데 반복적으로 재발된다면 기저세포암을 의심할 수 있다.

 

편평세포암은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하는 악성종양이다. 햇빛 노출 부위인 얼굴, 그중에서도 뺨과 아랫입술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발병 위험인자는 역시 과도한 햇빛 노출이다. 병변의 경계부는 대개 명확하지 않고 단단한 피부색 혹은 붉은색의 과각화성 구진이나 판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궤양이나 두꺼운 피부뿔로도 나타날 수 있다.

 

점과의 감별이 가장 중요한 피부암이 흑색종이다. 흑색종은 악성흑색점 흑색종, 표재 확산 흑색종, 말단 흑자 흑색종, 결절 흑색종으로 분류된다. 표재 확산 흑색종은 외국에서 가장 흔한 흑색종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말단 흑자 흑색종이 가장 흔하다. 주로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발톱에 주로 발생하는 형태이며 손발바닥에서는 처음에는 검은 점처럼 발생하여 점차 커지면서 경계가 불규칙한 형태로 진행되고 궤양이나 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흑색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자외선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특히 어릴 때 화상을 입을 정도로 강한 햇빛에 갑자기 짧은 시간 동안 노출되었다든지 자외선이 센 여름철마다 강한 햇빛에 노출된 경우와 관련이 높다. 흑색종은 서양인과 같이 피부가 흰 사람에서 잘 발생하는데 햇빛 노출 후 쉽게 화상을 입으면서 색소침착은 잘 생기지 않는 피부나 붉고 갈색의 머리카락, 주근깨 등이 있는 피부에서 잘 발생한다. 또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거대 선천성 멜라닌 세포성 모반(직경 20cm 이상)에서 흑색종의 위험이 높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거대 선천성 멜라닌 세포성 모반 환자의 2.3% 에서 흑색종이 발생하며 10세 이후에도 발생 가능하므로 장기적으로 주기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점이 갑자기 생기거나 변화가 있을 때 흑색종을 걱정하며 병원을 내원하는 이가 많다. 임상적으로 좌우 비대칭적인 모양을 띠는 경우,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들쭉날쭉하는 경우, 한 병변 내에서 갈색과 검은색 등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과 음영을 보이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튀어 올라오거나 색이나 크기가 갑자기 변하는 경우, 점으로 생각하여 레이저 치료를 받았지만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점차 크기가 커지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손발톱 흑색종의 경우 세로선흑색손발톱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손발톱기질부에 발생하는 손발톱 점에서도 나타나므로 진단이 쉽지 않다. 세로선흑색손발톱 병변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색소 띠가 넓어지고 모양이 불규칙해지거나 손발톱 주변 피부의 색소를 동반하는 경우, 불규칙한 손발톱판의 변형이나 궤양이 동반될 경우, 손발톱 무좀으로 생각하여 치료하였지만 색깔 변화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손발톱 흑색종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

 

피부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 외출 전에 햇볕을 차단할 양산이나 창이 넓은 모자, 소매가 있는 긴 옷, 자외선차단제, 선글라스 등을 준비한다.
·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SPF 15 이상 PA+ 이상의 자외선 A, B 모두 차단되는 것이 좋다.
· 자외선 차단제가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외출 20분 전에 얼굴과 목, 그리고 노출부위에 세심히 사용한다.
· 야외활동 시 물, 모래, 콘크리트, 쌓인 눈 등에 자외선이 반사될 수 있음을 유념한다.
· 썬 램프나 썬탠실 등의 인공태닝은 자외선 B와 C가 피부 손상뿐 아니라 피부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 장기이식, 백혈병, 림프종,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면역억제 상태가 지속될 경우 피부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정기 검진 및 관찰이 필요하다.

※ 미국 피부암재단 권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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