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장내 미생물 균형 위해 좋은 식단 유지해야 2021.12.15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

 

 

“요즘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고 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몸에 이로운 균으로 이루어진 제품으로 보통 유산균 혹은 정장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섭취했을 때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균주를 통칭하는 명칭이다. 장내 미생물총 조성은 여러 만성 질환의 증상을 조절하거나 발생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최근 10여 년 사이에 급성장하는 산업이 되었는데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독자 분들도 프로바이오틱스를 구입하여 드시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기능식품으로서 프로바이오틱스 사용이 대중화 되었지만 많은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들이 과연 모든 이의 건강에 효과적이냐에 대한 의문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알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며 왜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프로바이오틱스가 예방 또는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질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항생제 복용과 연관된 설사,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 대장질환, 헬리코박터균 감염, 신생아에서 후기 패혈증과 괴사성 장염, 호흡기 감염, 아토피피부염, 비만, 제2형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등이다. 이 질환에 작용하는 기전으로는 면역조절작용, 병원성균 억제, 장 점막 방어 역할 증대, 장내 미생물총 조성 회복 등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자료가 뒷받침된 질환들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다양한 결과의 원인으로는 크게 2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프로바이오틱스 자체의 차이 때문이다. 같은 질환이라도 사용된 프로바이오틱스의 균주가 다르거나(비피도박테리움 또는 락토바실러스와 같은 단일균주 또는 여러 가지 균주 복합체 사용 등), 균의 상태(생균 또는 사균), 복용 기간 등이 달라서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먹는 사람의 상태 때문이다. 식이, 나이, 유전적 성향, 기존의 장내 미생물총 조성 등의 차이가 여기에 해당된다. 동물 실험에서는 여러 가지 제한된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하므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가 명확하게 보였던 경우라도 사람은 실험실 환경처럼 제한적인 환경이 아닌,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므로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였더라도 이른둥이에서 모유 수유를 한 경우에는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이 후기 패혈증 위험도를 감소시키고 조금 더 빠르게 정맥 영양을 중단하고 경구 영양 섭취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분유 수유를 한 경우에는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라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기존의 장내 미생물총 조성이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착하기에 좋은 경우 과민성 장질환이나 우울감 감소에 효과가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착하기 나쁜 장내 미생물총이 기존에 조성돼 있는 경우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기존의 거주자들이 새로운 이웃을 반갑게 맞이하여 더 좋은 공동체로 나아가느냐 또는 배척하여 쫓아내어 기존의 공동체를 그대로 유지하느냐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작용하기 가장 좋은 장내 미생물총 조성을 알 수 있거나 도움이 되는 식단을 알 수 있다면 사전 검사를 통해서 개개인에게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이 가능하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기존의 미생물총들로 조성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렇듯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유럽식품안전청이나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아직까지 어떤 프로바이오틱스 제제도 치료제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 이외에 우리 몸에 좋은 장내 미생물총 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장내 미생물총 조성은 출생 직후부터 시작되는데 여기에는 출산 방법(자연분만·제왕절개), 수유 방법(모유·분유수유), 항생제 사용 등이 주요한 결정 요인이 되며 이후 나이, 약물, 거주하는 환경, 식이, 생활 패턴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 중 나이나 거주하는 환경 등은 우리가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음식이나 생활 패턴은 가능하다(물론 이것도 쉽지 않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장내 미생물총 조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한 가지 실험을 예로 들면 실험군에게 곡류, 견과류, 채소, 과일 등이 주로 포함된 식단을 5일간 제공하였을 경우 식물성 식품을 주로 먹었을 때 나타나는 장내 미생물총 조성을 보였다가 식단을 중단하면 다시 원래 본인이 가지고 있던 장내 미생물총 조성으로 회복되었다. 이는 실험군에게 육류, 치즈 등 동물성 식품 위주로 먹였을 경우에도 동물성 식품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총 조성을 보였다가 중단하면 이런 효과가 사라졌다. 따라서 우리 몸에 이로운 장내 미생물총 조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건강에 좋은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만병통치약처럼 복용하기보다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기 전에 어떤 목적으로 복용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개인별 맞춤 프로바이오틱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 인정 범위를 숙지하여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보조제 정도로 고려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단과 적절한 운동임을 떠올리며 다가올 새해의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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