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겨울철 코 질환 2022.01.02

이비인후과 유명상 교수

 

 

코는 공기가 들어오는 통로 중 가장 먼저 외부 공기와 접촉하는 기관이다. 코내시경으로 코 내부를 보게 되면 울퉁불퉁한 구조물들이 선홍 빛 조직으로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점막이라고 한다. 코 점막은 콧물을 만들어 외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먼지에 일차적으로 대항한다. 또한 코로 흡입된 공기의 습도 및 온도를 조절하여 언제나 일정한 온도와 습도의 공기가 폐로 유입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건조하고 찬 공기는 코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겨울철 콧물, 코막힘, 재치기 등 코와 관련된 증상이 유독 더 심해지는 이유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바로 폐로 유입되지 않도록 우리 코 점막이 반응해 비강내 하비갑개 점막이 두꺼워지고 맑은 분비물인 콧물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는 외부의 찬 공기에 맞서 우리 몸이 일차적으로 조절하는 생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코 점막의 생리적 반응이 과하게 발현되면 불편을 겪게 된다. 코 점막이 외부 온도 및 습도 변화에 평균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해 아주 작은 외부 자극의 변화에도 코 증상이 나타나는 혈관운동성 비염과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 털 등 특정 자극에서만 심한 코 증상이 발현되는 알레르기 비염이 그 사례다. 또 비중격 만곡증처럼 구조적으로 코 내부 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점막 부종 및 콧물 분비로 인한 코막힘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코로 숨을 쉬기가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구강 및 인후부 건조를 야기해 인후통, 두통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밖에 겨울철 코막힘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감기다. 감기는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상기도의 염증으로 대부분 리노바이러스 및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하여 상기도(코, 인후, 후두)를 침범한다. 겨울철 낮은 기온과 습도는 코 내부 점막 기능을 약화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자연 저항력을 감소시켜 감기에 더 자주 걸리게 된다. 초기에는 사람 간 비말을 통한 전파 위험이 있기에 항균 비누를 이용해 자주 손을 씻고 사람이 밀집한 실내를 가급적 피하고 주기적으로 실내 공기를 환기해야 하며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대부분 면역체계에 의해 수일 내 치료되기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염수를 이용해 비강 세척을 하면 부어 오르고 충혈된 비강 내 점막 부종을 완화하여 코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불편이 심한 경우에는 해열제나 소염제, 비충혈 완화제 등을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 증상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콧물, 코막힘, 인후통, 두통 증상이 감기와 비교해 상당히 심하면서 38℃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전신 오한, 근육통이 동반되는 경우, 설사나 복통, 메스꺼움과 같은 소화기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독감을 의심할 수 있다.

 

독감 역시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상기도 점막을 침범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이라는 점, 고열, 설사, 근육통 등 더 심한 전신 증상을 보인다는 차이가 있다.

독감이 의심될 경우 가까운 병원에 내원해 간단한 독감 검사 키트로 독감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독감 증상 초기에 호흡기를 통한 사람 간 전파력이 있을 수 있기에 수일 간의 격리 및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 또 합병증 발생 확인 및 적절한 증상 경감을 위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소아, 노인, 기저 질환자가 독감에 걸리면 2차적으로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하여 심한 경우 사망까지도 이르는 경우가 약 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매년 가을마다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인플루엔자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한 급성 부비동염도 겨울철 코막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얼굴 뼈에는 코와 이어진 동굴과 같은 빈 공간의 구조물이 있으며 이 공간을 부비동이라고 부른다. 부비동 역시 점막으로 덮여 있는데 감기에 걸리면 부비동 내 점막이 붓고 콧물이 나와 급성 부비동염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해 부은 점막은 2차적으로 박테리아(세균)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감기에 걸린 후 피로감, 인후통, 두통과 같은 증상이 호전됐지만 수 주가 경과해도 누렇고 끈적한 콧물, 코막힘, 후비루가 이어지는 경우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을 의심할 수 있다. 감기에 걸린 후 급성 세균성 부비동염이 이차적으로 합병되면 길게는 수 주 이상 병이 진행할 수 있다. 이때에는 항생제를 포함한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코막힘, 콧물 증상이 일정하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이나 비 용종(코 내부 물혹)을 의심할 수 있다. 드물지만 코피와 악취를 동반하는 코막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비강 내 종양(양성 또는 악성)을 의심해야 하며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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