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노력 끝에 얻은 값진 자부심 2022.02.15

소화기내과 서동완 교수

 

<뉴스위크>의 ‘2022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서동완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 와서 배우고 싶다는 해외 의료진을 만날 때마다 자랑스러움이 앞선다. 자부심 속에 담긴 30여 년의 고군분투를 들어 본다.

 

▲ 1997년 민병철 전 병원장에게 임용장을 받고 있는 서동완 교수                                    ▲ 1998년 담도경 치료를 하고 있는 서동완 교수                 

 

소화기내과의 초창기는 어땠나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췌장담도 파트를 간 파트와 분리했어요. ‘그만한 역량이 우리에게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민영일, 김명한, 이성구 교수님이 열심히 이끈 ERCP(내시경적역행담췌관조영술)가 부상하고 담도경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병원이 별로 없어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영상의학과의 투시실을 빌려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영상의학과 업무가 끝나는 오후부터 ERCP와 담도경을 할 수 있었죠. 빨리 끝나면 저녁 8시, 환자가 많은 날은 자정도 넘겼어요. 날마다 오버타임이니 환자들이 도리어 저를 걱정하더라고요. 직원들의 야간 귀가 방법도 고민거리였고요. 시술이 끝나면 이성구 교수님과 함께 시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러 불 꺼진 병동으로 갔습니다. 커튼만 살짝 열고 “환자분 괜찮으세요?” 속삭이며 회진했죠. 그런 수고를 거쳐 지금은 내시경센터 내에 4개의 전용 투시실을 갖추고 ERCP 시술 건수만 지난해 1만 건을 넘겼습니다. 전 세계 TOP 3에 들어가는 수준이에요.

 

어떻게 국제 학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강도 높게 일하는 것을 어떻게든 학술적으로 엮으려고 노력했어요. 전임의 2년 차인 1999년에 다양한 담도 시술 영상을 편집해 출품한 비디오가 전미소화기내과학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국제무대에 설 기회가 이어졌습니다. 병원에서 워낙 많은 시술을 하니까 희귀한 케이스가 많았어요. 유리한 조건이었죠. 활발한 세계 무대 경험 뒤에는 병원과 선배 교수님들의 지원과 배려가 있었습니다. 환자 진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말에 강연 일정을 잡고 월요일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진료실로 향했던 적도 많아요.

 

                 ▲ 2001년 해외 출장 중에 찍은 기념사진. 오른쪽 첫 번째가 서동완 교수                ▲ 태국 레지던트들이 방문해 교육받을 때 찍은 기념사진. 가운데가 서동완 교수             

 

전 세계 의사들에게 내시경 초음파 술기를 꾸준히 전수하고 계시죠?

내시경 초음파 워크숍은 많지만 교육 후 2~3년 뒤에 해당 병원과 의료진을 방문해보면 업그레이드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연속적인 트레이닝이나 발전적인 개선이 쉽지 않은 거죠. 그래서 참가자들의 역량과 의지를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지속적으로 훈련할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가 2018년부터 시작된 ‘국제 내시경 초음파 교육 프로그램(WISE)’입니다. 1년 과정으로 매년 각국의 젊은 의사들이 서울아산병원에 방문해서 시술과 회진을 함께 했습니다.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대면으로 대신하고 있고요. 동물실험을 통해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조직검사법, 췌장낭성종양 치료술, 고주파 치료술 및 담즙 배액술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도 꾸준히 개발하셨죠?

2005년 하버드대 논문에서 췌장낭성종양 환자를 에탄올로 치료하는 내용을 보고 수술적 치료를 대신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저희도 시도해보았습니다. 초기 치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고 미진한 부분을 15년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조금씩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피하려면 연구자가 아주 느린 걸음으로 꾸준히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환자를 많이 치료하는 것만큼 되짚어볼 시간도 사수해야 하고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낭종종양 외에도 췌장고형종양 치료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었고 고주파 치료를 셋업하게 되었습니다. 동물 실험 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 설계를 개선하며 치료 성적을 향상시켰습니다.

 

진료와 교육, 연구를 활발히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서울아산병원은 환자가 많아 5~10년만 지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같은 치료만 한다면 그 자체로 노동처럼 느껴질 거예요. 치료 효과를 높이고 환자를 덜 힘들게 하고 싶은 고민과 연구 단계에서 느끼는 설렘이 저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힘들지만 헛된 일이 아니라는 기쁨이 있었고요. 외부의 인정에 기대어 명성과 보상에 치중했다면 개인의 삶을 양보할 만큼의 열정을 쏟기 어려웠을 겁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의 회복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의 설렘과 보람을 모두 찾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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