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우울증으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우리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2022.04.01

 

 

내 가족, 친구가 우울증으로 힘들어 할 때,
우리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형근 교수가 들려주는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울증으로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우리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신건강의학과 박형근 교수

 

 

 

 

  • ▶ 때로 심각한 우울은 자살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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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심각한 우울은 우리 마음에 자살을 생각하게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걸 스스로 어떻게 알아챌 수 있고, 또는 내 주위 사람이 이런 마음을 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형근입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우울증과 자살에 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현재 기분장애 및 자살예방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 대한민국 자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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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중간에 2016~17년을 제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살은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5위이고, 특히 10~30대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젊은 층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노인 자살률도 특히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사항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고령화를 보이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시면, 2020년 한 해 동안 13,195명이 자살로 사망을 했습니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매일 36명 이상이 자살로 사망을 하고 있고, 두 시간 마다 3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셈입니다.

 

  • ▶ 우울증, 자살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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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의 주된 원인으로는, 우울증으로 대표되는 정신건강문제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경제적 문제, 신체건강 문제 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한 가지 원인으로 인해 자살사망이 일어난다기보다는, 이러한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살사망자의 거의 전부가,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를 비롯한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매우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경제적 문제나 신체건강 문제를 경험할 때, 평소라면 이겨내고자 하는 긍정적인 생각, 의지, 기운이 있지만, 우울증을 겪는 상황에서는 이런 힘을 잃고 상황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경험하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이라는 생각에 몰두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국내 5개년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가 주 원인인 자살사망자 23,150명으로 36.1% 로 나타났고, 전체 자살사망자의 56.2%가 정신질환 보험 진료 이력이 있으며, 비보험 진료나 아예 진료를 받지 않은 자살사망자까지 고려할 경우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 우울함은 정상적인 감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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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우울감과 다릅니다. 우울감은 슬픈 느낌과 거의 동일한 말인데요, 우울하다는 감정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입니다. 누구나 슬픈 일이 있으면 우울하고, 화 나는 일이 생기면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집니다.

“성적이 잘 안나왔네” “성과가 좋지 못했네” 같이 우울감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고요.

문제가 되는 것은, 우울할 이유가 없는데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고 동시에 여러 가지 다른 증상들, 예를 들어 잠을 못 잔다거나 입맛이 없어진다거나 몸에 기운이 많이 없어진다거나 등등의 여러 가지 다른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면서, 고통을 느끼거나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데 큰 지장을 받게 되면, 그 때를 우리는 우울증이라고 부르게 되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정신 질환들처럼, 우울증도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뇌 속에 있는 기분, 즉 우울함, 불안함 이런 것들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나 기타 신경전달물질들의 감소와 같은 생물학적인 원인과, 스스로에 대한 분노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과 같은 심리사회적인 측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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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심해지면, 현재의 힘든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이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라면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을 강구했겠지만, 우울증 상태에 빠지면, 생각의 범위가 좁아지고 자살만이 해결책이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내가 주변에 짐이 된다는 느낌, 그리고 어딘가에 소속감이 없다는 느낌이 클수록 자살사망의 위험성이 높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자살은 어느 일순간에 갑자기 일어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살아오면서 많은 고통을 겪은 경우에  자살시도 그 자체로 인한 두려움과 고통마저 억누를 만한 힘이 갖춰져서 마침내 자살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 ▶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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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진단은 전적으로 의사와의 면담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우선 우울하고 슬프고 울적한 기분이 들고,

주변에 흥미, 재미, 관심이 사라지고, 사는 게 시큰둥해집니다.

식욕에 변화가 생기고 그 결과 체중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고,

잠은 평소보다 못 자기도 하고 오히려 과하게 잠을 자기도 합니다.

몸에 체력, 기운, 에너지, 활력, 활기가 떨어지고,

가만히 못 있고 안절부절 못한다거나, 반대로 행동이나 생각이 심하게 느려지기도 합니다.

죄책감을 느끼거나 지나치게 자책을 하기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다보니 기억을 잘 못하게 되고,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자살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환자분들이 호소하는 증상이, 이 진단 기준에 부합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그리고 일정 기간 이상 오래 지속되는지를 면밀히 체크를 해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조울증에서 우울한 시기가 오면, 일반적인 우울증과 매우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화, 짜증, 신경질이 늘어난다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조울증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드시 평가를 받아볼 것을 권유 드립니다.

연령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연세가 많을수록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통증이나 소화불량 등으로 인해 다른 진료과를 방문해서 검사를 받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사실은 우울증이 원인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 내가 혹시 우울증...?

 

내가 지금 겪는 증상이 우울증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는 것을 꼭 권유 드리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일 때는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할 상황이므로, 병원에 빨리 방문하셔야 합니다.

 

  1.  - 우울증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2.  - 식욕과 수면 문제가 심각하다
  3.  - 주관적 고통이 심하다
  4.  -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
  5.  - 환각과 망상이 동반되는 경우
  6.  - 자살 사고가 지속되는 경우

 

이런 증상이 생길 때는, 절대 지체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 ▶ 나의 가족, 친구가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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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던 사람이, 몇 주 이상씩 계속해서 일을 미루거나 할 일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욕과 기운이 떨어지니, 활동이 줄어들고 밖에 나가기 싫어지고 자리에 누워있고 싶어만 하게 됩니다. 특히 스스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우울증을 강하게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럴 때 주변에서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입니다. 요즘 힘든 건 없는지, 기분은 어떤지, 이런 것들을 물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햇빛을 쬐는 것 같은 적당한 활동을 권유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혹은 건강했을 때 하던 정도로 활동하도록 격려를 하게 되면, 우울증이 심한 사람의 경우는 본인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쓸모 없다는 생각을 가지기 때문에 이런 점은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위험하고, 오히려 공감적인 대화를 통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 우울증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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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치료법은 굉장히 다양한데요, 대표적으로 약물치료, 심리치료가 있고 심리치료에도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의 여러 다양한 치료법들이 있습니다. 여러 치료 옵션 중에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소개받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약물치료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데, 우울증에 쓰는 약인 항우울제들은 전혀 의존성이 없고, 병이 나으면 중단할 수 있으니 걱정 마시고 치료를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 ▶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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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울증 치료할 때 위해 스스로 노력해볼 수 있는 방법들도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근거도 많은 방법 바로 운동입니다. 운동을 할 때는 심박수와 호흡수가 빨라지고 덥다고 느낄 정도의 강도로, 매주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을 9주 이상 꾸준히 했을 때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또한 실제로 운동은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아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보시기를 바랍니다.

 

  • ▶ 당신의 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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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우울해하는 사람을 보면 누구나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되죠. 그래서 우울증을, 정신분석적 관점에서는,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상태로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할 때 자살이라는 방법까지 떠올리고, 자살시도를 하는 것일 겁니다. 절대로 여러분이 못나서, 여러분의 생각과 의지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심한 우울증의 증상으로 벗어나고 싶은 마음으로부터의 절박한 탈출구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다른 방법들이 있습니다. 우울해서 힘이 들면, 병원에 오십시오. 병원의 여러 의료진들이 여러분을 돕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아껴주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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