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꽃가루 알레르기 극복하기 2022.05.04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 해롭지 않은 외부물질을 우리 몸이 매우 위험한 물질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면역세포들이 이를 제거하고자 염증을 일으켜서 생기는 것이다. 예로 설명하자면, 꽃가루는 주로 환절기에 항상 어디에나 공기 중에 떠다니고 일반적으로 몸에 잠시 들어와도 해롭지 않고 몸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의 몸은 꽃가루를 기생충이나 세균처럼 매우 해롭고 위험한 물질로 착각을 하게 될 수 있어, 꽃가루가 코에 들어오면 면역시스템이 비상 전시 상태로 돌입하게 되고 과잉 방어를 하면서 꽃가루를 공격하고 염증을 일으켜 코 안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콧물이 나오고 자극되어 재채기가 나온다. 이런 반응이 눈에서 일어나면 결막염이, 폐 안의 기관지에서 발생하면 천식이 된다.

 

유독 봄에 알레르기가 더 심해지는데, 알레르기 비염이 대표적이다. 봄에는 날씨가 좋아서 외출을 많이 하게 되는데, 나무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굉장히 많다. 따라서 노출이 우선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게 될 수 있고 꽃가루 때문에 비염, 천식이 악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비염은 주로 눈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결막염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비염과 결막염을 같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도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환절기 기온 차가 많은 경우 감기도 잘 걸려서 설상가상으로 비염과 천식이 다 악화되기도 한다.

 

봄철 꽃가루는 대부분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다. 특히 나무 중에서도 가장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꽃가루는 자작나무 꽃가루다. 또한 산나무 꽃가루도 큰 원인이다.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개나리 벚꽃 등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 봄철 황사는 이러한 알레르기 염증을 더 나쁘게 해서 비염과 천식을 심하게 만든다.

 

비염, 결막염, 천식 등 모든 염증 질환은 밤부터 새벽에 더 나빠진다. 그래서 자고 나면 아침에 증상이 매우 심한 상태로 일어나게 되기 때문에 아침이 더 심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집에 찬 공기가 많으면 코막힘이 더 심할 수도 있다.

 

봄에는 나무 꽃가루가 오전에 더 많이 날린다. 그리고 건조하고 따뜻한 날에 꽃가루가 더 공중으로 많이 날리고 눅눅하고 습도가 높은 날에는 상대적으로 꽃가루가 덜 날린다. 그래서 화창하면서 따뜻한 날에 꽃가루가 더 많이 날려서 비염도 심해진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분은 아침에 환기를 하는 것을 피하고 아침 운동을 피하거나 황사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코막힘, 콧물, 눈 가려움,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계속 치료 안하고 방치하면 우선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골이도 심해지고 수면무호흡증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잠은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피로가 생기고, 실제 뇌파를 찍어보면 비염 환자가 숙면에서 깨서 미세 각성 상태로 되는 경우고 10배나 높다. 숙면을 못 하면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행동장애나 정서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비염이 지속되면 축농증이 발생할 수 있고 축농증이 만성기침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비염 환자의 1/3은 천식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보통 약국에서 많이 살 수 있는 비강 수축제다. 코를 뚫어주는 스프레이로, 이런 약제들은 5일에서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쓰면 안 좋다. 다른 하나는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분무제가 있는데 이것은 다른 스테로이드와 달리 오래 써도 안전하고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다. 그래서 두 살짜리 아기한테도 효과가 있고 최근 연구에는 30년 이상 매일 써도 코에 정말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의 안정성을 믿고 꾸준히 사용하면 좋은 숙면을 취하고 공부도 잘하게 되고 만성피로도 개설될 수 있다.

 

사실 생활습관으로 꽃가루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래도 차를 운전할 때는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 순환을 하고 창문은 항상 열어놓지 않고 일정 시간을 정해서 짧게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외출 후 몸을 잘 씻고 옷은 자주 털거나 빠는 것도 집안 꽃가루 농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도 굉장히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침구류를 55도 이상에서 자주 빨고, 좋은 진공청소기로 봄철 청소도 자주 하는 것이 좋고, 마지막으로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를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이 예방과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비염은 물론 결막염과 천식 등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방치하게 되면 수면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분무제 등으로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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