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우스이 씨 부부와 함께 하며 느낀 행복 2022.05.16

국제교류팀 야마구치 나오에 코디네이터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일본인 환자들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의료진과 환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동의서나 홍보물 번역 및 감수 등의 업무를 주로 합니다. 외국인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를 세심히 살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1년간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많은 일본인 환자를 만났는데 그중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산한 일본인 부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통역사로, 때로는 가족으로

우리나라에서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던 우스이 씨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된 뒤 일본어 지원이 가능하고 안전하게 출산까지 할 수 있는 병원을 찾다가 서울아산병원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임신의 기쁨도 잠시, 태아의 기형아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저 역시 출산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산모에게 일본어로 통역을 할 때 가슴이 많이 아프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스이 씨 부부는 정밀검사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다시 진료를 받았습니다. 저는 중간에서 교수님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그리고 우스이 씨 부부의 걱정과 우려를 다시 교수님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진료가 끝난 후에도 우스이 씨 부부는 본인들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저에게 거듭 확인했고 정밀검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양수검사는 바로 다음날 진행됐습니다. 영상을 통해 산모의 뱃속에 자리한 자그마한 태아를 보면서 제발 아무 문제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검사 내내 불안해하는 산모를 위해 의료진이 하는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달하며 안심시켰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다행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 소식을 우스이 씨 부부에게 전달할 때는 제 일인 것처럼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금방 시간이 지나 유도분만 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분만실에서 의료진의 이야기를 산모에게 통역하면서 때로는 가족처럼 산모를 응원하고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건강한 아기를 안고 있는 우스이 씨 부부를 보니 저 역시 행복하고 벅찬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대기실로 이동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제게 고맙다는 말을 할 때는 제가 오히려 고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생명의 탄생 순간에 제가 코디네이터로서 함께 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생각에 기쁘고 큰 보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1년 뒤 우스이 씨 부부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출산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 역시 우스이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빌었습니다.

 

ありがとう(감사합니다) AMC!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일본인 환자들은 한국인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 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병원에 가야 한다”라며 서울아산병원을 추천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자부심을 느낍니다. 담당했던 환자가 생을 마감해 가슴이 아팠던 기억도 있지만 돌이켜보니 기쁨과 감동을 받았던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ありがとう(감사합니다)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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