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2만 피트 상공에서 울린 닥터콜 2023.01.27

 

 

지난해 10월 17일 서울아산병원 건진운영팀 강지혜 대리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 있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한 지 2시간 정도 되었을 때 닥터콜이 울렸다. 강 대리는 즉시 달려갔다. 환자는 호흡곤란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강 대리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환자를 돌보며 안심시켰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들어보았다.

 

당시 상황을 간략히 설명해달라

가족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중이었다. 비행기가 이륙한 지 2시간 정도 되었을 때 기내에 응급환자가 발생했으니 의료인이 있으면 도와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뛰어가보니 환자가 호흡곤란과 복부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그대로 눕혀져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의식은 있어서 우선 의자에 앉게 하고 휴대용 손목 혈압계를 사용해 혈압을 확인했는데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왔다.

혈압에 따라 다른 판단과 처치가 필요한데 손목 혈압계는 측정 오류 가능성이 높아 더 정확한 확인이 필요했다. 기장 및 지상 의료팀과 협의해 기내 메디컬 박스를 열었다. 수동혈압계로 혈압을 다시 측정했더니 정상으로 나와 산소 공급, 위장진정제 투약 등 기본적인 처치를 한 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환자 곁에서 계속 상태를 지켜 보며 안심시켜 주었다.

 

신경외과 병동에서 근무했다고

환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5년 전 뇌동맥류 진단을 받아 색전술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그로 인해 계속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2010~2012년에 신경외과 병동에서 일하며 다양한 환자를 간호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가 과거 병력과 관련된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환자를 안심시키고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비행기 안에서 처치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을 처음 겪어봤는데 정말 닥터콜 방송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달려가게 되더라. 뉴스에서 이런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의료인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던데 나도 정말 그랬다. 막상 가보니 그 큰 비행기에 의료인이 나 하나뿐이어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웃음) 환자가 무사해서 다행이었다.

필요한 약, 장비가 기내에 충분히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만약 수축기 혈압이 80mmHg 이하였다면 수액을 빠르게 투여해야 하는데 혈관 주사를 놓을 때 필요한 IV카테터나 손목을 묶을 토니켓 등 기본적인 물품들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런 장비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승무원에게 기내 메디컬 박스에 어떤 장비가 있으면 좋을지도 건의했다.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 출산을 했다. 이제 곧 돌을 맞는 아기를 데리고 가족여행을 다녀오던 중이었는데 기내에서 환자를 돌보는 동안 쌔근쌔근 잘 자준 아들에게 고맙다. 여러 동료들의 배려로 육아휴직 중인데 환자의 자녀분이 우리 병원에 칭찬 카드를 전해와 다들 알게 됐다. 휴직 중에도 동료들과 수시로 안부를 묻고 있었지만 이번 일 덕분에 인사를 많이 주고 받아 반가웠다. 평소에도 단합이 잘 되는 우리 프리미엄검진 유닛 직원들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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