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뇌과학 발전 이끌 ‘뇌은행’ 2023.03.24

신경과 정선주 교수

 

 

최근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 ‘뇌은행’이 신설됐다. 뇌은행은 뇌 조직을 활용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의 혈액, 뇌척수액, MRI, PET 등의 뇌 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뇌질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은행 센터소장을 맡은 신경과 정선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뇌은행을 신설한 배경은

뇌와 관련한 대부분의 임상연구는 아직 초기 수준이고 기초연구들은 세포나 동물실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뇌신경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실제 뇌 조직을 활용한 연구가 매우 중요하지만 뇌는 다른 장기와 달리 쉽게 생검을 할 수 없다. 두개골 내에 위치하고 있고 생검 과정에서 뇌조직이 손상된다면 환자에게 비가역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 사후에 뇌부검 조직을 모으고 적절하게 보관, 관리, 활용하는 것이 이런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연구 선진국에서는 수십여 년 전부터 뇌은행 네트워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국립 알츠하이머병 협력센터(NACC), 브레인넷 유럽(BNE)이 대표적이다. 세계 의료를 선도해 나가는 서울아산병원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본다.

 

뇌 연구에서 어려운 점은

환자 사망 시점에 맞춰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뇌 부검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뇌 부검 자원은 환자가 사망해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인체 자원과는 달리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다. 공휴일이나 한밤 중에 부검을 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자리를 빌려 부검 업무를 수행 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남수정 교수를 비롯한 뇌 부검팀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하지만 개인의 헌신에만 기댈 수는 없고 뇌은행이 신설된 만큼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서울아산병원에 뇌은행과 더불어 파킨슨·알츠하이머센터가 문을 열었다.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을 더 체계적으로 진료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소중한 임상데이터가 많이 생성될 것이다. 이 자료들을 디지털화 해서 디지털 브레인뱅크를 구축할 것이고, 이를 뇌은행의 뇌 부검 자료와 통합해서 새로운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연구 결과를 토대로 퇴행성 뇌질환 환자의 정밀의료도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를 주축으로 태아 뇌은행도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소아 뇌 질환과 태아 기형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성인 뇌은행과 태아 뇌은행이 서로 교류하면서 장기적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뇌은행 네트워크와의 협력도 계속 고도화해 나갈 것이다. 현재 국내 8개 병원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데 국내에 뇌은행 시스템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서울아산병원이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

뇌자원 분양이 활발히 이뤄질 때 뇌은행을 통해 모은 자원들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며, 뇌은행이 잘 자리잡고 발전할 수 있도록 뇌 자원 보관실 등의 공간 확보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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