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환자와의 신뢰 형성 노력 2023.08.11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

양성종양과 모반 시술 등 연간 1만 명 진료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최선의 진료 제공

 

 

서울아산병원 피부과는 지난 10년간 80여 개국, 5,3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했다. 흉터 및 피부 미용, 모반 및 양성종양 절제술 등 다양한 피부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문익준 교수를 만나 외국인 환자 치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인 환자 진료 시 철칙은 어떻게 되나요?

환자 진료 시,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해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오랜 대기에도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외국인 환자는 낯선 땅에서 치료받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노력에 비해 만족스러운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외국인 환자에게는 해당 국가와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박힌다. 외국인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단어 선택도 신중히 하고 작은 몸짓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외국인 환자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진료하다 보면 마치 민간 외교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문 진료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진료 경험을 알려주세요.

피부 질환 치료는 꼼꼼함과 섬세함을 요구한다. 특히, 흉터 및 피부 미용 치료는 환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과하지도 소극적이지도 않은 치료를 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이 세심한 성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 피부과를 선택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흉터 및 피부 미용, 모반 및 양성종양 절제술, 모발 질환 등의 국내 환자와 외국인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연간 진료환자 약 9,800명, 흉터 성형 및 피부 종양 절제술 120건, 레이저 및 미용 시술 2,000여 건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외국인 환자 130명을 진료했다. 지금까지 피부 종양학 및 피부과학 영역의 인공지능 적용 관련 연구를 시행하여 SCI 논문을 15편 출간했으며, 10건 이상의 임상시험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2022년부터는 국책 과제의 연구책임자로 신의료기술을 이용한 켈로이드 흉터의 새로운 치료 방법에 대해 전임상 및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가 피부 앙성종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진료 시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동양인 피부질환 치료에 익숙한 피부과 의사가 다른 인종인 환자를 마주하면 적잖게 당황할 수 있다. 같은 피부질환이라 하더라도 육안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치료법이 인종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외국인 환자의 피부질환을 치료함에 있어 인종별 피부 특징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외국인 근로자 대상 의료봉사를 다녔던 경험이 있다.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면서 다른 인종의 피부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당시 공부한 것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해외에서 다닌 경험으로 얻게 된 어학능력과 타문화권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도 외국인 환자 진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외국인 환자가 있나요?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유수 병원에서 치료가 되지 않아 2021년에 서울아산병원으로 의뢰된 10대 아랍에미리트 환자가 있었다. 눈 주위에 생기는 넓은 반점인 오타모반이 얼굴에 크게 있어 자존감도 떨어지고 위축되어 있는 환자의 모습에 온 가족이 치료에 적극적이었다. 다른 병원의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오타모반은 인내심을 갖고 긴 시간 동안 수 차례의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다른 병원도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했으나 환자와 그 가족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하지 못해 치료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다. 환자를 처음 만났을 때 향후 치료 계획과 예상되는 경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치료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 끝에 환자는 1년 동안 열 차례가 넘는 시술을 받았고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치료 후 자신감을 되찾은 환자를 보며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

 

▲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가 양성종양 제거술을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진료하면서 어떤 보람을 느꼈나요?

외국인 근로자 대상 의료 봉사를 할 때 통역사가 없어서 한국어나 영어로 아주 간단한 대화만 했다. 어느 날, 한국어도 영어도 할 줄 모르는 콩고 출신의 외국인이 장시간 장화를 신어서 발병한 발 무좀으로 찾아왔다. 지금이라면 구글 번역기 등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겠지만 당시엔 너무나도 막막했다. 콩고에서는 프랑스어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다른 외국인에게 전해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초등학교 때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배운 프랑스어가 기억에 조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엉성한 불어 실력으로 발 무좀의 원인과 치료 방법,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방법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다. 그 외국인 환자는 한국에 입국한지 3개월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언어 장벽 때문에 그동안 그 누구와도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된 업무와 외로움으로 지친 콩고 이웃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꼈다.

 

외국인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외국인 환자는 진료를 볼 때 의사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화하기를 바란다. 환자가 원하는 만큼 넉넉한 시간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지만 최대한 시간을 할애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순간부터 치료 마무리까지의 여정 내내 환자와 함께하며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풍부한 임상과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을 믿고 치료받으러 오기 바란다.

 

피부과
문익준 교수

전문분야 : 흉터 및 피부 미용, 모반 및 양성종양 절제술, 모발 질환, 외국인 진료
직책 : 임상조교수, 피부과
학술활동 : SCI 논문 15편 출간 / 임상시험 공동연구자 10건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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