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경과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시행한 ‘임상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4년 연속 국내 1위, 세계 10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는 지난 10년간 60여 개국, 3,2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했다. 뇌의 각 영역을 정교하게 분석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내는 구용서 교수를 만나 외국인 환자 치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 진료 시 철칙과 전문 진료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의학의 복잡성과 정밀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라는 진료 철학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수학처럼 명료하고 정답이 있는 학문에 관심이 많았다. 의학은 수학과는 다르게 복잡하고 모호하지만 신경학 분야를 공부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신경학은 인간의 몸 전체를 조절하는 뇌를 탐구하는 분야다. 뇌는 각 부분마다 특정 기능을 담당해 질서와 원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뇌를 진단할 때는 마치 정답이 있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 신경학 분야 중 특히 뇌전증에 관심이 생겼다. 뇌전증은 전기 활동이 갑작스럽게 일시적으로 높아지고 뇌의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쳐 예측하기가 어렵다. 뇌전증 발작을 식별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관찰력, 전문적인 지식, 첨단기술 등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뇌전증을 진단하고 발작을 일으키는 뇌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비디오뇌파검사를 활용한다. 환자에게 맞는 뇌전증 치료법을 찾아내는 과정에 흥미를 느껴 뇌전증 전문가가 되기로 다짐했다.
지금까지의 진료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뇌전증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왔다. 그 노력의 결과로 2014년에는 국제하지불안증후군 학회에서 수면의학을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수여되고 있는 ‘웨인 헤닝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세계 유수 기관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미국 스탠포드대학병원에서 수술중신경계감시 관련 연수를 받았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비디오뇌파검사 1,300여 건을 시행했으며, 신경외과 홍석호 교수와의 협진을 통해 106건의 뇌전증수술전검사와 뇌전증 수술을 51건 시행했다. 2017년부터 4년간 뇌전증지속상태에 대한 국책과제를 수행했고, 올해에는 ‘뇌신경계질환 임상현장 문제해결 기술개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지금까지 SCI 및 SCIE급 논문을 총 50여 편 발표했다.
▲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구용서 교수가 뇌전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진료 시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원활한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외국인 환자와의 언어적 격차를 해소하고 정확한 통역을 위해 국제진료센터에 다양한 언어권별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다. 통역 과정에서의 정보 손실이나 오역되는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디네이터를 통해 치료 내용을 환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적 보조 자료도 활용한다. 뇌파 결과와 신경 영상 스캔을 환자에게 보여주면 환자는 자신의 상태와 치료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치료 방향 관련하여 의료진과 환자의 공동 의사 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외국인 환자의 경우, 문화적 차이와 개인적 신념이 치료 방향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에게 가능한 치료 방향과 각각의 장단점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제공하고, 최종 결정은 환자에게 있다는 점을 존중하며 강조한다.
기억에 남는 외국인 환자가 있나요?
올해 초, 약물저항뇌전증을 앓고 있던 아랍에미리트 환자를 진료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발작이 조절되지 않아 서울아산병원으로 왔다. 전반적인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첨단 진단 기법인 입체뇌파(SEEG, stereoelctroencephalography) 등의 검사를 고려했다. 입체뇌파를 시행하기 전, 비디오뇌파 검사를 통해 뇌전증 발작을 기록하고자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입원하는 동안 발작이 없었고 오히려 지속적인 두통과 우울감을 호소했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정신 건강이 중요했기에 우선 환자의 우울증상을 해결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환자에게 우울증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단순 뇌전증 치료가 아닌 환자의 상황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며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한 사례라 기억에 남는다.
▲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구용서 교수가 뇌전증 환자의 비디오뇌파검사 기록을 판독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면서 국적이나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우수한 의료진, 다양한 부서간의 협업 환경, 체계적인 시스템을 토대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한다. 이러한 서울아산병원의 글로벌 경쟁력과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믿고 최상의 치료를 받길 바란다.
신경과
구용서 교수
전문분야 : 뇌전증수술, 뇌전증, 경련성질환, 뇌염, 수술중 신경계 감시 / 뇌전증클리닉
직책 : CPI담당교수, 신경과
학술활동 : 미국뇌전증학회 회원 / 대한뇌전증학회 학술간사 / SCI급 논문 총 50여 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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