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의사의 즐거운 마음이 환자를 낫게 합니다 2014.07.14

의사의 즐거운 마음이 환자를 낫게 합니다 - 소화기내과 박도현 교수

 

2시간에 걸친 교수님과의 대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도 '즐겁다' 였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즐겁다는 말인가? 이 이야기는 그 궁금함에서 시작된다.

 

세상에는 언제 만나도 편하고 즐거운 사람이 있다. 살면서 의사를 만날 일이 없어야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렇다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친절하고 쉬운 말로 잘 설명해주는 의사, 힘들고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의사, 이런 의사를 만났으면 하는 것이 다 같은 사람 마음일꺼다.

185센티미터의 장신, 소화기 내과 췌장 전문의 박도현 교수님을 만났을 때, 대화를 나눌 사람이 키가 작다는 걸 느끼고 얼른 자리에 앉으시는 세심함, 처음 만나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환한 웃음으로 풀어주는 따뜻함 때문에 교수님과의 첫만남이 편하고 즐거웠다. 그런데 2시간에 걸친 교수님과의 대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도 '즐겁다' 였다. 세평 남짓한 공간에 빼곡히 들어찬 논문들 그리고 빡빡한 진료 스케줄 여기에 언제 어디서 호출이 터질지 모르는 빠듯함까지..도대체 뭐가 그렇게 즐겁다는 말인가? 이 이야기는 그 궁금함에서 시작된다.

 

췌장은 해야할 일이 많은 장기라 즐겁습니다

2011년 10월. 21세기 가장 많은 찬사와 주목을 받았던 세기의 천재 스티브잡스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사망원인은 췌장암.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사망소식을 보도하면서 조기발견해도 완치가 어려운 암, 재발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암이란 표현을 썼다.
사람의 신체부위 중에 호락호락한 구석이 한군데라도 있을까마는 췌장이란 장기는 위 뒤쪽에 깊숙이 다른 장기에 둘러 쌓여 있어 유독 질병을 발견하기도 치료하기도 어려운 장기다. 그래서 세계의 모든 소화기 내과 전문의들이 고작 20센티미터의 췌장이란 장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의 한 명, 박도현 교수도 그렇다.
매년 365일이 췌장과의 고군분투. 전력질주. 하지만 아직도 싸움은 계속 중인 장기.
듣다보니 끝도 없는 싸움을 계속 하는 느낌이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힘들고 지칠 법도 한데 뭐가 그리 즐겁다고만 이야기하는 걸까?
그의 대답은 '췌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아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은 장기인 것이 즐겁습니다'였다. 학창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일은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인 그에게 췌장이란 장기는 겹겹이 닫혀있는 비밀창고를 열듯 때론 조심스럽게 때론 매섭게 치열한 연구와 끊임없이 도전 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남아있는 장기인 것이다.
옛 말에 일은 성격 따라 한다고 그래서 그는 여지없이 췌장 전문의인가보다.

 

췌장은 아버지가 주신 잊지 못할 선물입니다

 

바쁜 탓에 낮과 밤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른다는 의대시절, 펄펄 날던 아버지가 갑자기 입원하셨다. 그리고 고통스러워하셨다.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건 바로 췌장암.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그는 그렇게 췌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 속에 단단한 다짐 하나를 새겨 넣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췌장전문의가 되겠다고. 그리고 췌장환자의 고통을, 간호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자신과의 약속은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그는 의사로서 환자와의 몇 가지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첫째 환자와 가족들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자 둘째 가장 쉬운 말로 누구든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자 셋째 환자들 앞에서 따뜻하고 환한 미소를 잃지 말자 대기하는 환자가 많아 1분 진료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종합병원에서 이 원칙을 매번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주위사람들도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도 물어본다. 하지만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심이기에, 그리고 그 경험을 아들에게 주신 아버지의 잊지 못할 선물이기에 그는 그 원칙을 지키는 일이 매번 즐겁고 행복하다.

 

췌장 내시경 기구를 만드는 일은 덤으로 얻은 즐거움입니다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스티브잡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아버지, 누구보다 남다른 인연으로 시작된 췌장전문의이니 그의 췌장에 대한 열정을 당해낼 재간이 있을까.
어릴 때부터 만들기를 좋아해 뭔가를 뚝딱 만들던 취미에, 늘 새로움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하는 호기심 많은 성격 여기에 췌장에 대한 열정 이 삼박자가 만나 지금 담즙 흐르는 길 (담도) 막힌 췌장암 환자의 담도 배액술을 할 수 있는 내시경 초음파 전용 기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 하여 동물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기구가 개발 완료되면 기존 내시경으로는 치료하기 어려운 담도 배액술을 내시경 초음파를 통해 보다 쉽게 치료 할 수 있게 되며 기존 내시경 시술과 관련된 급성 췌장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환자들에게, 췌장 연구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사실 바쁜 틈을 쪼개 하기란 쉽지 않다. 그 누구도 선뜻 뛰어들지 못한 일에 그는 고생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그 누가 보면 고생길이 훤하다 힘들겠다 하지만 정작 그는 또 즐겁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하는데 즐겁고 감사하지 않겠냐는 것. 가족들의 배려로 주말까지 반납하며 애정을 쏟고 있어 연구 개발은 순항 중이다.
이 내시경 기구로 보다 간편하고 보다 안전한 내시경 초음파 담도 배액술을 담도가 막힌 췌장암 환자에게 조만간 다기관 임상연구를 시작 할 예정이다'. 뿌리 깊은 열정은 힘든 시간도 잊게 만드는 마법이란 걸 그를 통해 다시 한번 실감한다.

아직도 췌장에 있어선 배울 것도 익힐 것도 많다는 박도현 교수
췌장 연구를 하며 고마움을 배웠고 내시경 기구를 만들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진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는 환자를 지켜 보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는 박도현 교수.

 

오늘도 누구보다 큰 키에 복도를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며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박도현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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