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의 심장이 뛰면, 제 심장도 빨라집니다. 2014.07.09

환자의 심장이 뛰면, 제 심장도 빨라집니다. - 심장내과 송종민 교수

 

'교회 오빠'란 단어가 있다.


깔끔한 외모에 성실하고 예의바른 태도, 능숙한 악기 연주 실력까지 겸비해 따르는 여자 후배들이 많은 남학생을 일컫는다.
주로 교회에 가면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교회 오빠라고 불리지만 '성당 오빠', '절 오빠'도 간간히 있기는 하다. 여학생들에게 '교회 오빠'란 남자친구의 이상적인 모습, 또는 짝사랑의 전형적인 이미지와도 같은 말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에는 추억 속에나 있어야 할 교회오빠가 하얀 가운에 청진기를 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심장내과 송종민 선생님이다.


교회오빠의 첫 번째 조건은 음악!

서울대 의대에 다니던 시절, 직접 곡을 써서 대학가요제에 2번이나 도전했다는 선생님.
비록 두 번 다 예선에서 탈락해 풋풋했던 20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선생님의 음악사랑은 지금도 여전하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또는 우연찮게 듣게 된 최신 음악 중에 맘에 드는 곡이 있으면 꼭 그 노래를 찾아내 휴대전화에 파일을 저장해서 듣고 다닌다. 집이 병원과 가까워서 버스를 타고 출근하신다는 선생님.
버스 안 출퇴근길이 선생님의 음악 감상 시간이다.


교회오빠의 두 번째 조건은 자상함!

좋아하는 노래를 모아뒀다가 나중에 CD로 구워서 가족들이 타고 다니는 차안에 비치해둔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가족과 함께 듣고 싶어서'다. 나중에 아내와 딸들이 차를 이용할 때면, 아빠가 엄선해 놓은 노래를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펼쳐지고 또 서로의 음악적 취향도 알게 된다.
금상첨화인 것은 선생님이 좋아하는 가수가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소향, 김연우 등 젊은이 취향이란 것. 그 덕분에 각각 10대, 20대인 두 딸들과 통하는 게 많은 아빠가 됐다고.


음악을 좋아하는 자상한 성격의 송종민 선생님에게 심장내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조금은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다이내믹해서 좋다는 것!

 

심장내과는 다른 내과들과는 조금 달리, 진단, 진료, 시술의 대부분이 심장내과 한 곳에서 다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초음파로 심장을 관찰하는 진단, 환자에게 적절한 약을 처방하는 진료, 심장 혈관이 막혔을 경우엔 혈관 안으로 관을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까지 심장내과에서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진료실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초음파실로, 시술실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 그런 설명을 듣자, 다이내믹하다는 말이 심장내과에 딱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뛰기 시작하는 심장이 멈추는 순간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평생을 힘차게 뛰는 심장은 그 자체가 다이내믹한 장기다.
그런 생명의 상징을 다루는 심장내과는 그 직업의 무게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이내믹한 일일 것이다.


심장내과의 특징 상,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증 같은 응급환자가 꽤 많다.

그런 환자가 병원 오는 순간, 선생님의 심장도 함께 빨라진다고 한다. 안 그래도 급하게 뛰는 선생님의 심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환자... 바로 지방에서 앰뷸런스를 타고 올라와 오랫동안 중환자실에 있었던 젊은 환자였다. 바이러스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심근염 환자였는데, 이미 지방병원에서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한마디로 '죽어가는 환자'였다고 한다.

그 환자를 서울 아산병원까지 데려온 사람은 환자의 형님. 남다른 형제애가 있었던지, 선생님을 찾아와 '꼭 살려 달라'는 부탁을 여러 번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환자실에 있는 심근염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일반 환자보다 더 자주 더 열심히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 말곤 없다. 그런데 중환자실에서 죽어가던 환자가 기적적으로 회복을 해서 일반 병실로 올라갔다. 얼마 후, 그 환자는 중환자실 스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퇴원 전에 직접 건강해진 모습으로 중환자실로 찾아와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만큼 건강을 회복한 것.

멀쩡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생명을 잃고, 또 죽을 것 같던 사람이 다시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일이 수시로 벌어지는 심장내과.
선생님은 그 긴장과 스트레스를 '다이내믹'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철없고 순수한 의대생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을 달련시킨 프로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일 것이다.


심장내과 송종민 선생님.
겉모습은 한없이 부드러운 교회 오빠 같지만, 그 속엔 환자의 심장박동에 자신을 맞춘 뜨거운 심장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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