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알레르기 내과의 다산 전도사 2014.07.09

알레르기 내과의 다산 전도사 - 알레르기 내과 조유숙 교수

 

질병이란 것에도 유행이 있나 보다.


못 살던 시절엔 피부병, 전염병이 그리도 많더니, 요즘은 소위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선진국병'이라 불리는 질환들이 창궐하고 있다. 그렇다면 질병계의 최첨단엔 어떤 병이 있을까? 알레르기 내과 조유숙 선생님은 30년 전에 비해 환자가 곱절이나 늘어난 알레르기성 천식을 꼽았다. 천식은 아파트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질병이라고 한다. 병을 고쳐야 좋은 의사란 소리를 들을 텐데, 아무리 노력해도 나날이 환자가 늘어난다면 그것만큼 의사의 사기를 꺾는 일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병이 뚜렷한 원인도, 완치법도 밝혀지지 않은 알레르기성 질환들이라면 의사는 더더욱 죽을 맛이 아닐까?
헌데, 조유숙 선생님은 조금도 흔들림 없는 침착한 모습으로 알레르기와 맞서고 있다. 조유숙 선생님이 들려주는 알레르기의 세계... 그 카오스 속엔 하나의 진리가 빛나고 있었다. 바로 건강은 습관이라는 것!


선생님이 맡고 있는 천식, 비염을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들의 특징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집먼지진드기에게 안성맞춤인 아파트 생활을 하면 알레르기성 질환이 심해진다.
온도 20도, 습도 50% 이상의 환경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몸에서 떨어지는 죽은 피부세포, 즉 각질을 먹고 산다.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은 바로 아파트, 더 정확하게는 이불 속이다. 현대인들은 집먼지진드기 배양소에서 집먼지진드기를 깔고 덥고 자는 셈이니 알레르기성 천식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집먼지진드기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조유숙 선생님은 겨울엔 몹시 춥고 여름엔 몹시 더워서 사람이 살기에 불편한 집에서 한마디로 조선시대 같은 생활을 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산다면, 집먼지진드기는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질병들이 또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을 피하기 위해 환경을 바꾼다는 건 넌센스라는 것이 선생님의 논리다.


각종 건강보조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 몸속의 특정 면역세포의 수를 늘려주는 데 효과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건강보조제를 먹어서 높일 수 있는 면역력은 손을 깨끗이 씻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보다도 적다. 적당한 운동과 숙면, 그리고 제철 음식으로 차린 건강 식단 이상으로 우리 몸을 지켜주는 건강보조제는 없다고 주장하는 선생님. 어떤 고질병이라도 치료의 원칙이자 진리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정확한 원인도, 완치법도 모르는 알레르기성 질환 앞에서도 조유숙 선생님이 조바심 내지 않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유내강, 조유숙 선생님을 단단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비결은 끊임없는 공부에 있다.

 

중고생 시절은 물론, 의대에 진학해서도, 전공의(레지던트) 시절에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던 선생님. 남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의학을 전공하면서부턴 의사로서의 책임감이 선생님을 더 공부에 매달리게 했다. 의대교수가 되고 많은 논문을 발표한 선생님은 여전히 우등생, 모범생 생활을 하고 있다.
선생님이 알려준 '우등생 의사'가 되는 방법... 그것은 전공의 시절 그 이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의사들에게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고 괴로운 시간은 전공의 생활이다. 그 시간을 잘 견디면 좋은 의사가 될 것 같지만,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은 전공의는 의사로서의 실력을 보여주기엔 어려운 상황이란 게 선생님의 설명이다. 진짜 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전공의를 마치고 전문의가 되고 난 이후의 시절. 헌데 많은 후배들이 전문의가 되는 순간, 긴장을 늦추는 게 선생님은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전공의 때 임신을 미루는 여자 후배들이 안타깝다는 선생님. 의사로서의 진짜 내공을 쌓아야 할 시기에 임신과 출산이라는 험난한 일을 병행하는 건 정말 말리고 싶다고 하신다.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이 넘치다보니, 선생님은 본의 아니게 다산 전도사가 되었다.

'애는 일찍 낳아서 일찍 키워놓아라,' '하나만 낳으면 애 걱정에 공부가 되겠니? 저희끼리 놀게 셋은 낳아라.' 후배들을 볼 때마다 이런 조언들을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바로 그렇게 애를 낳아서 키우신 장본인이니, 그 조언은 100% 믿어도 되는 이야기다. 오늘도 퇴근이 늦어지지만 선생님은 애 걱정, 집 걱정에 불안해하지 않는다. 엄마가 없어도 삼남매가 의좋게 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닌가 보다.


아직은 카오스라고도 부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의 세계에서 외유내강, 조유숙 선생님 카리스마가 조용히 빛날 수 있는 건, 바로 가족의 힘이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