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의 내일을 꿈꾸는 연구가 2015.04.10

환자의 내일을 꿈꾸는 연구가 - 종양내과 류백렬 교수

 

파스퇴르를 꿈꾸던 꼬마

수백 년 전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20~30년 정도에 불과했다. 천연두, 홍역, 콜레라, 폐렴 등 각종 질병으로 10살도 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인류는 사망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
인간이 걸리는 질병 대부분이 미생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힌 사람은 미생물학의 아버지 파스퇴르다. 미생물연구를 통해 예방 접종법을 발견한 파스퇴르 덕분에 인류의 수명은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파스퇴르의 전기를 읽으며 가슴 두근거리던 한 소년이 있었다. 바로 어린 시절의 류백렬 교수이다.
그는 어린 시절 인상 깊게 읽었던 위인전기로 미생물 연구에 힘을 쏟은 파스퇴르와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을 꼽았다. 두 사람 모두 연구를 통해 무언가를 발견하고,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그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새로운 이론과 치료법을 발견해내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고 답했다.


종양내과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

 

연구에 몰두하기 좋아하는 그가 종양내과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가 전공을 결정하던 20여 년 전만 해도 암은 불치에 가까운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종양 분야는 심장, 간 등 타 분야에 비해 보다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한
분야였고 따라서 그 어느 분야보다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이뤄야 할 것이 많다는 것, 이것이 종양내과를 선택한 이유이다.

요즘 위암은 조기에 발견될 경우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인다. 주로 조기 발견의
기법과 수술 성적의 향상을 통해 이뤄낸 결과이다.
하지만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위암의 경우에는 아직도 치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항암제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또한 그 효과를 제대로 증명해 낼 연구가 필수적이다.

현재 류백렬 교수는 진행성 간암, 위암 등의 치료 효과 개선을 위한 연구에 몰두
중이다. 특히 새로운 약제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힘 드는 것이 바로 임상시험단계이다. 임상시험은 한두 명의 환자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수백 명의 환자를 통해 임상시험의 결과가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제의 임상시험에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하는 환자가 흔하지는 않다. 이런 임상시험을 계속해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환자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가 환자들의 마음을 얻는 법은 한 가지, 바로 정직하게 말하는 것뿐이다. 환자의 몸 상태와 앞으로 받게 될 치료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환자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것. 이것이 그가 그동안 연구를 해올 수 있었던 비법이다.


교활한 상대와 맞서는 법

종양은 세포가 계속 자라나기 때문에 ‘공격적이다’, ‘착하다’ 등 종종 인격체처럼 표현되곤 한다. 매일 종양 세포와 싸우는 그는 종양을 어떤 상대라고 느끼고 있을까? 그는 종양을 “본능적으로 교활한 상대”라고 표현했다. 진로 방향을 예상해 미리 차단하면 예상치도 못한 길을 뚫고 공격을 해오기 때문이다. 이는 계산된 공격이라기보단 본능적인 움직임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대와 날마다 대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교활한 상대에 맞서는 그의 무기는 암의 생태를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연구이다.


“제 환자가 하루라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매일 종양 세포와 맞서는 류백렬 교수의 꿈은 하나다. 그의 연구와 치료로 인해 암 치료 성적이 좋아져 환자들이 좀 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단순히 오래 사는 것 말고, 사는 동안 더 이상 암에 대한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이것이 그가 오늘도 연구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이유이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