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변화를 위한 도전, 그 중심에는 환자 2014.08.20

변화를 위한 도전, 그 중심에는 환자 - 이비인후과 최승호 교수

 

성대 결절 혹은 마비증세로 찾아온 환자. 목소리 변화는 치료의 중요한 단서였다.
사진만을 저장할 수 있는 기존의 프로그램은 다소 불편했다.
‘영상과 소리를 한번에 저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좋을 텐데…’
몇 주 뒤, 그와 그의 동료는 같은 불편을 겪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변화는 작은 도전에서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손에 만져지는 아이디어

이비인후과 최승호 교수는 의대 시절, 어깨너머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1999년 ‘두경부’로 석사를 마치고 전공의 때 ‘의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의공학의 매력에 푹 빠져 평생의 전공을 바꿔야 할지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환자가 호전되어 퇴원하는 모습이 좋아 임상의의 삶을 택했다. 새로운 학문으로의 경험은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의 불편함을 돌아보게 했다. 미국 연수 시절, 시약 농도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매번 엑셀로 단순 작업을 반복하던 수고에서 벗어났고, 염색된 세포 수를 세는 영상처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간을 아꼈다.
사소한 변화에 재미를 느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했다. 흩어져 보관돼 있던 환자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페이션트 매니저(patient manager)’, 논문 작성에 필요한 참고문헌을 찾아 분류, 노트, 관리하는 ‘레퍼런스 매니저(reference manager)’ 등 10여 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했다. 최근엔 협대역내시경*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제품으로 특허를 받았다.
“주변에서 문제를 발견했을 때, 해결하는 과정이 즐거워요.”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는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넓은 시야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실행’이다. “할까 말까 할때는 두려워 말고 일단 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 이전보다 나아져 있을 거라고요.”


그래도 환자를 만나는 일이 가장 즐겁다

 

이비인후과에서 다루는 귀, 코, 목 중 최승호 교수의 주요 진료분야는 ‘목’이다. 호흡과 음식을 삼킬 때 사용하는 인두, 목소리를 내는 후두, 맛을 느끼는 혀 등이 모여 있는 두경부에 생긴 혹이나 암을 치료한다. 두경부 대부분 기능이 환자의 사회활동과 직결되기 때문에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최근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절제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엔 부분 절제술로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려 한다.


최승호 교수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환자에 대한 애정과 부지런함이 그의 진면목이라고 말한다. 환자를 만나기 전,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앉아 그날 만나게 될 환자의 차트를 오래도록 들여다본다. 간호사는 미리 작성되어 임시 저장된 환자의 치료 계획을 읽으며 환자를 맞는다. “병이 아닌 증상만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죠. 교수님은 그런 환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세요.” 그의 환자들은 말을 할 때나 숨을 쉴 때, 음식을 먹을 때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절망을 경험한다. 진료실에서는 부정확한 목소리로 하소연하는 환자의 이야기가 들린다. 그는 환자의 눈을 보며 손을 잡는다.


“시간이 주어지면 환자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어요. 진료의 기본은 환자니까요.”

도전이 가져온 주변의 작은 변화 덕분에 그는 환자와 대화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프로그램 개발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불편함 때문은 아니었다.

최승호 교수는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책을 만들어 주변을 바꾸어 간다. 환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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