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연구로 미래를 준비하다 2014.09.05

연구로 미래를 준비하다 -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

 

학창시절 과학실에서 살다시피 할 만큼 실험에 빠져 살았다.
방학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과학동아리 친구들과 찾아온 그에게 선생님은 과학실 열쇠를 맡길 정도였다.
서울대 물리학과에 다니던 사촌 형의 영향으로 물리학과를 희망했지만,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셨던 부친의 권유에 따라 의대에 진학했다.
의대의 연구 관련 수업은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연구에 시동을 걸다

변비,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기능성 장질환과 대장암을 전공으로, 진료와 연구 두 가지 영역 모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 그는 올해 연구전담교수가 되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변비 클리닉을 개소한 그는 1년 뒤인 2004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으로 연수를 떠났다.
대변의 유전자를 검사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 마커를 개발하고 이후 상용화에도 성공한 대장암 분야의 세계적 석학 아래서 2년간 마음껏 연구 기술을 익히고 돌아왔다. 연수 후에도 연구자로서 그의 재능을 믿고 지지해준 양석균 교수의 지원으로 클리블랜드에서 진행하던 ‘대장암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관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던 2009년, 명승재 교수는 당시 연구관리기획실장이었던 최은경 교수로부터 지령을 받았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의 동물영상학센터(*)를 돌아보고 오라’는 것. 임상이 주류인 국내 병원 환경과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 동물영상학 : animal MRI, PET, CT, 내시경 등 다양한 영상분석 장비를 이용해 실험동물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시험자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영상화하는 기술로 전임상단계의 약물과 표적 상호작용, 약동학적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리더, 미래를 보는 통찰력


 

2014년 초, 서울아산병원이 국가지정 ‘신약개발 융합 바이오이미징 센터’에 선정되었다. 1년에 15억씩, 5년간 75억 원의 지원을 받는, 올해 병원이 수주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 프로젝트다. 명승재 교수는 그 과제의 수장을 맡았다.
그는 그 과정을 준비하며 2009년 미국으로 떠났을 당시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미국에서 돌아와 5년간 꾸준히 준비해 온 ‘동물영상센터’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서 뒤지지 않을 정도의 인프라도 갖췄다. 다른 경쟁그룹과 비교해 연구의 질이 월등히 뛰어났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이렇게 연구소의 변화를 깊숙하게 경험하며 최고가 되는 비결을 배웠다.


“선배님들은 신약개발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동물영상연구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시켰던 겁니다. 놀라울 정도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계셨던 거죠.”


이제는 그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2014년 연구관리기획팀장으로 부임한 그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놓여있다. 첫째는 서울아산병원의 간판이 될 중점연구분야를 찾아 육성하는 것.
“지금까지 씨를 뿌리며 지켜보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세계 바이오 산업의 움직임을 살펴 선택과 집중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둘째는 앞으로 5년 내에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바이오상품을 개발해 병원과 국가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과거 공대생들이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던 것처럼 이제는 의대에 몰린 우수 인력들이 나라 경제에 이바지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의 하루가 더욱 짧아진 이유다.


어린 시절 그는, 달리기를 하면 늘 꼴찌였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그에게 친구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 시절 명승재 교수의 키워드는 ‘성실’이었다. “연구는 진심으로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처음 세웠던 가설이 결과적으로 실패하거나 수년간 모았던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손에 잡히는 결과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죠. 그래도 문제의 정답을 찾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 기쁨은 그에 비할 수 없이 크죠.”
그는 그를 끈질기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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