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비뇨기과만큼 오해와 편견이 많은 과도 드물죠. 2014.12.02

비뇨기과만큼 오해와 편견이 많은 과도 드물죠. - 비뇨기과 박형근 교수

 

우리 사회엔 그때그때 시기별로 유행하는 건강식품이 있다.

얼마 전까지는 유산균이 대세더니, 이제는 물이 건강식품이 됐다.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도 좋아지고, 혈액순환도 활발해지면서 전체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이야기들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특히 몸에 결석이 있는 환자들은 물을 많이 마시면 결석이 빠진다는데... 과연 그럴까?


비뇨기과 박형근 교수님의 대답은 절반만 “Yes”였다.

물을 많이 마시면 결석 예방이나 작은 결석을 빼내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미 크게 자란 결석을 물이 작게 만든다거나, 몸 밖으로 빼내는 건 아니라는 의미. 그렇다면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할까? 일반 상식인 하루에 물 2리터면 충분할까? 그것도 절반만 “Yes”다. 마시는 물이 기준이 아니라 소변의 양이 2리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2리터의 소변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약 2.5리터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하고, 운동을 많이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엔 그 양을 늘려야 한다.


박형근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의 건강 상식이 의학적으로는 조금씩 어긋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들어본 건 있는데 정확히 알지 못하는, 한 마디로 “선무당” 수준인 것. 특히나 비뇨기과에는 이런 잘못된 건강상식과 함께 비뇨기과 자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크다고 안타까워하셨다. 대표적인 편견이 비뇨기과는 성병이나 발기부전 같은 남자의 성 기능 장애만을 치료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뇨기과의 정체는 무엇일까?


비뇨기과는 신장, 방광, 전립선암, 결석을 비롯한 요로폐색, 그리고 여성들의 배뇨 장애 등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과다.

또한 소아 비뇨생식기 선천성 기형 교정도 비뇨기과가 담당하는 분야다. 즉, 비뇨기과는 신장, 방광, 요로 및 생식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가 모두 방문할 수 있는 곳. 실제로 전체 환자 중 성기능장애 환자들은 그다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비뇨기과를 그런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 역시 ‘선무당의 상식’일 뿐이다.


비뇨기과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은 교수님이 의대생이었던 시절엔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 교수님은 어떻게 해서 비뇨기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을까?

교수님이 인턴을 시작한 첫 달에 비뇨기과를 들어가게 된 것이 계기라고 한다. 그 때 교수님이 겪은 비뇨기과는 환자의 Before & After가 가장 확실한 곳이었다고 한다. 비뇨기과적 문제들은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주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고 그 문제가 해결됐을 때 환자의 만족감은 다른 어떤 과보다도 크다.

예를 들어 소변을 볼 때마다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배가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던 환자가 결석 하나 빼고 나면 멀쩡해지는 것이 비뇨기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교수님은 비뇨기과의 그런 매력에 반해서 주저 없이 과를 선택했던 것. 다양한 질환과 수술을 경험할 수 있고, 환자의 문제를 확실히 개선해줄 수 있는 비뇨기과는 의사로서 흥미와 욕심이 생기는 과였던 것이다.

 


교수님이 학생이던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생활 습관이 달라지면서 비뇨기과의 질병 패턴도 달라졌다고 한다.

그 말은 곧 새로운 연구 분야가 많아졌다는 의미. 연구할 분야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건 부담이기도 하지만 도전의식을 키울 수 있기에 하루하루 바쁘고 활기차게 보내게 된다. 교수님 역시 그런 비뇨기과를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다고 하신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가장 성향에 맞는다고 말씀하시니 말이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환자들이 들고 오는 선무당식 건강 정보.

요즘 요로결석으로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이 물어보는 것이 우유나 멸치 같은 고칼슘 식품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다. 요로결석은 주로 칼슘이 뭉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식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칼슘을 제한해야 하는 환자도 있지만, 결석 환자에게서 칼슘을 너무 제한하면 오히려 결석 발병률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이런 과학적이지 않은 질문들이 황당하기만 했다는 교수님.

하지만 교수님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뒤로는 환자를 이해하게 됐다고 하신다. 암이라는 선고를 받았을 때의 허탈함, 두려움, 막막함...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하는 교수님은 ‘환자의 불안’을 이해하기에 환자들이 들고 오는 잘못된 건강 상식도 웃으면서 교정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었다고 하신다.


환자들이 바라는 의사는 바로 박형근 교수님 같은 분일 것이다. 무식하고 편견에 빠진 환자를 보면 호통치며 혼을 내는 의사가 아니라, 아무리 황당해도 환자의 이야기부터 들어볼 준비가 된 의사 말이다. 세상의 모든 오해와 편견은 이심전심의 대화를 통해 풀리게 마련이다. 특히 환자들의 편견은 병에 대한 두려움에서 생기는 것이니, 의사가 그 두려움에 대해 들을 준비가 됐다면 환자의 편견도 쉽게 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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