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당신께 듣고 싶은 말, “최선을 다했다” 2015.11.26

당신께 듣고 싶은 말, “최선을 다했다” - 대장항문외과 박인자 교수

 

박인자 교수의 진료를 받은 한 환자의 보호자는 그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이름대로 산다고 하는데 교수님을 뵙고 그 말을 이해하게 됐어요”
아픈 어머니가 걱정돼 회진을 돌 때마다 A4용지 빼곡히 질문을 적어가 물어도 늘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고,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로 할 때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달려와 준다.

환자의 몸 상태뿐만 아니라 마음 상태까지 신경 써주는 의사. 박인자 교수는 그런 의사다. 그녀에게 환자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더라는 말을 전하자, 대장항문외과 환자분들이 유독 순하고 착한 분들이 많아 그렇다며
이름처럼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를 바꾼 단 한 명의 환자

 

대장항문질환은 수술의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한다. 수술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 환자들 역시 치료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다.
박인자 교수가 대장항문외과 환자들이 유독 순하고 착하다고 표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녀가 대장항문외과와 인연을 맺은 것 역시 환자들이
내뿜는 긍정적인 기운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환자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40대 주부 환자였다.
어린 아들을 두고 있었던 환자는, 대장암이 간에 전이돼 꽤 병세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늘 밝았고 특히나 어린 아들 앞에선 더욱 밝은 엄마였다고 한다.
병이 주는 고통에 굴하지 않고 이겨내려 애쓰는 환자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처음으로 환자에게서 묘한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이 환자에게 뭘 더 해줄 수 있을까?’ ‘이런 방법을 쓰면 도움이 될까?’
병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고, 하나둘씩 공부해가며
대장항문질환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환자를 돕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이 그녀를 대장항문외과의 길로 인도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의사가 아닌 환자의 몫

드라마를 보면 수술실에서 참담한 표정으로 나온 의사가 “최선을 다했으나...”라는 말로 운을 떼곤 한다.
박인자 교수는 이 말이 의사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말이자 환자의 입에서 꼭 들어야 할 말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난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봤다” 라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하고, 의사는 환자가 만족하는 순간까지 무엇인가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끝까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만족해선 안 된다.
의사 스스로 이 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환자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박인자 교수의 지론이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일 중독자

일 중독자의 대표적인 증상은 일하고 있지 않을 때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지금껏 평일에 퇴근 후 가족과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어본 적이 없다. 이게 무슨 가족이냐는 남편의 투정에 점차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보려고 노력 중인데, 정작 집에 가면 이래도
되나 싶어 불안이 밀려온다고 한다.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는 그녀. 자신의 전공분야인 대장암, 직장암 환자들이 좀 더 만족할만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의 개인별 맞춤 치료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오늘도 박인자 교수는 연구실 불을 환히
밝힌 채 일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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