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진솔한 책임감으로 환자를 대하다 2018.12.07

진솔한 책임감으로 환자를 대하다 - 신경외과 박진훈 교수

 

신경외과는 뇌를 진료하는 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경외과에서 진료하는 곳이 한군데 더 있다. 바로 척추다.
우리 몸의 중심, 기둥이라고 불리며 26개에 이르는 척추뼈, 추간판, 척수신경, 척추주위 근육과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 척추. 복잡한 구조만큼이나 디스크를 비롯해 척추골절, 척추 종양까지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척추를 돌보는 의사, 신경외과 박진훈 교수를 만나봤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청년, 외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다

박진훈 교수는 의대 입학 전 카이스트에서 3년간 전자공학, 산업공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복잡한 수학 공식을 통해
수치를 도출하는 추상적인 과학 분야와 달리 치료해야 할 부위가 명확히 눈에 보이는 의사라는 직업에 매료됐다고. 환자의 30%는
응급으로 들어오는 외상환자나 전이암 환자인데 수술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환자는 신경이 손상돼 평생 마비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박 교수는 이런 응급 상황이 힘들지 않을까?

“긴장 없이 수술할 수는 없죠. 저는 오히려 긴장이 해소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는 전공의 때부터 중요한 순간을 많이
접합니다.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거나 마비가 올 수 있는 환자를 짧은 시간 동안 정확하게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드라마틱하게 좋아지고요. 이런 다이나믹한 환경을 이겨내고 느끼는 만족감, 행복감이 큽니다.”


박 교수가 늘 가슴에 새기는 말, 바로 "진솔한 책임감을 가진 리더십."이다. 간혹 결과가 좋지 않아도 환자나 보호자에게 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진심은 전해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박 교수와 환자를 견고하게 이어주고 있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가 여타 병원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다양한
수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후방 경추 수술'이다. 짧은 고정
마디와 강한 고정력이 필요한 경추 환자의 경우 경추를 경추경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로, 수많은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는 좁디좁은 경추경에 나사못을
고정해야 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박진훈 교수는 이 연구를 주도하며 수술방법을
연구했고, 결국 국내 주요 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는 기쁨을 안았다.

“경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후방 경추 수술을 임상강사 기간 3년 동안 준비해 오다
강릉아산병원에서 처음으로 조교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경추 탈골에 의한 사지
마비로 척추 외상 응급 환자가 들어온 겁니다. 그 환자가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첫
수술 환자였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덕분에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200여 명의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서 더 보람됩니다.”


일주일 평균 3~4일을 수술실에서 보내고, 응급환자가 생기면 자다가도, 심지어는
휴가 중에도 뛰어나가야만 하는 녹록지 않은 일. 하지만 얼마 전 아버지를 따라
자신도 신경외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들을 보며 잘못된 길을 걸어오진
않았구나 하며 안도했다고. 힘들어도 즐기는 아버지의 모습을 동경하고, 본인의
꿈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운명을 바꾸는 치료

척수 마비로 평생 고통받는 환자를 볼 때 가장 안타깝다는 박진훈 교수. 현재의 의학으로는 희망이 없는 환자들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박 교수의 의사로서 평생의 목표다.

“척추손상 환자의 경우 얼마나 기능을 보존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어떤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수술해야 최상의 효과를 가져올지 표준
치료방법을 정립하는 것이 제 연구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척추 수술의 결과 예측 모델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의사는 환자에게 배우고 환자를 통해 성숙해진다고 말한다. 포기하고 싶은 비관적인 순간에도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것이 환자다. 환자에게 있어 솔직하고, 책임감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다는 박진훈 교수. 진심과 감동이 있는 치료로 환자들을 지탱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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