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보이지 않는 암과 싸워 이겨라 2018.06.22

보이지 않는 암과 싸워 이겨라 - 혈액내과 박한승 교수

 

‘암’이라고 하면 위나 간, 폐 등에 생기는 고형암을 떠올린다. 그러나 암 중에는 형태가 보이지 않는
암도 있다. 혈액검사 수치를 통해 비로소 존재가 확인되는 혈액암이 바로 그것이다. 보이지 않는 암에 맞서
고독한 승부를 마다하지 않는 의사, 박한승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류도 범위도 넓고 깊은 혈액암

피를 만드는 공장인 골수와 림프계에 암이 생기는 혈액암.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이 대표적으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고형암과는 달리, 암세포가 얼마나 많은지, 어떤 염색체 이상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유전변이를 가졌는지를 토대로 예후를 구분한다.
혈액암은 우선 항암치료를 통해 치료한 다음,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한다.

“혈액암은 종류가 매우 많아서 환자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다릅니다. 얼마나 많은 용량의 항암제를 언제 투여하고 어떻게 관리할지
계획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거든요. 서울아산병원은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이 최신의 치료정보를 공유하고 치료방법을 서로 조언하기
때문에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금세 병을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환자가 있는 반면, 어떻게 해도 악화되는 환자들이 분명 있다.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박 교수는 이런 치료가 더 낫지 않았을까, 병이 악화되는 조짐을 놓친 것은 아닐까 늘 후회가 남는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환자가 힘든 치료과정을 잘 견디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환자가 하는 말을 가볍게 넘겨 듣지 말자

 

박한승 교수는 ‘환자가 하는 말을 가볍게 넘겨 듣지 말자’는 진료 원칙을 늘 잊지
않으려 애쓴다. 이와 같은 원칙을 가슴에 새기게 된 것은 인턴 시절 응급실에서
만난 한 환자 덕분이었다. 감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어린아이였다.

“복부 촉진을 하는데 배 오른쪽이 딱딱하더라고요. 보호자에게 물어봤더니 얼마
전부터 배가 딱딱한 걸 느꼈다고 하시더라고요. 변비인가 싶다가 뭔가 이상해서
전공의 선생님과 상의하고 CT를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봤더니 난데없이
간모세포종 진단이 나온 거예요. 그때 그 생각을 했죠. 의사로서 환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작은 변화도 사소하게 넘기면 안 되겠구나. 의사로서 가져야
할 기본자세를 깨닫게 해준 환자였습니다.”


무의미해 보이는 몸의 작은 변화들. 하다못해 콧물이 나고 시야가 침침해지는
증상도 의사라면 가볍게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병에 지배되어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 환자의 작은 증상에도 귀 기울여주고 불안한 마음을
헤아려 주는 박 교수의 진료는 어찌 보면 항암치료보다도 더 중요한 치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귀 혈액암 정복의 그 날까지

환자가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 위험에 노출되면 의사는 치료 합병증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한승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우수한 중환자실 의료진, 그리고 진단검사의학과 및 감염내과 의료진과의 즉각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든든하다고 말한다. 박 교수의 다음 목표는 희귀암에 대한 연구다.

“국내에는 일 년 통틀어 2~300명가량 발생하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성인은 유난히 재발이 잘되는 병이라
대부분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데 이식 후에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장기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 없이
면역치료만으로 완치시키는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희귀 면역질환인 ‘혈구탐식증’의 경우 성인은 아직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데 이 질환의 효과적인 표준치료법을 확립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제 미래 연구 목표입니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는 시간을 의사와 환자가 함께 싸워나가야 하는 암 치료. 박한승 교수는 환자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작정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마주 앉은 의사가 당신을
완치시키기 위해 온갖 고민과 시도를 다 하고 있는 중이라고, 그리고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줘서 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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