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초미세 재건수술의 개척자 2017.12.22

초미세 재건수술의 개척자 -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

 

성형수술 하면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미용성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형수술은 고대 인도에서
형벌에 의해 잘려나간 코를 재건하는 수술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제 재건성형은 단순히 결손된
조직을 메우는 것에서 벗어나 머리카락보다 가는 혈관을 이어 절단 위기의 발을 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미세 재건수술로 세계 재건수술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인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를 만나봤다.


초미세수술 분야의 불을 밝히다

전공의 시절, 교통사고 같은 외상 환자를 많이 접하며 자연스럽게 미세 재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는 홍준표 교수.
미세수술 중에서도 하지 재건은 특히나 수술이 까다롭고 예후가 좋지 않아 전 세계 의사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은 분야다.
홍 교수는 수술방법을 좀 더 간결하게 다듬어 더 많은 의사가 환자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그 결과 배나 허벅지에서 떼어낸 피부와
혈관을 초미세 수술로 복원하는 ‘천공지를 수혜부 혈관으로 사용하는’ 개념을 확립했다.

“옛날엔 다리 근육과 인대를 헤치고 들어가 안쪽의 정맥, 동맥을 연결해야 했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더뎠습니다. 하지만 0.6~0.7㎜
굵기의 미세 혈관인 ‘천공지’를 피부 바로 밑에서 이으면 보다 손쉽게 수술이 가능합니다. 생리적으로 중요한 모든 혈류는 유지하면서도
수술은 최소한으로 하니까 조직재건율이 높아지고, 수술시간이 8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되죠.”


이러한 방법으로 외상 환자는 물론 당뇨발로 발을 절단할 위기에 놓인 수많은 환자가 새 삶을 얻었다. 미세수술의 한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름 0.4~0.5mm, 머리카락보다도 가는 림프관을 연결하는 ‘림프 정맥 초미세 수술’로 암 수술 후 팔다리의 부종으로
고통받는 림프부종 환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홍 교수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 얻어낸
결과들이었다.


미세수술의 신으로 불리다

 

험한 길을 자처한 홍준표 교수의 노력과 성과는 세계 속에서 빛났다.
근육을 뚫고 올라오는 미세혈관인 ‘천공지’ 수술 분야를 개척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인으론 최초로 미세재건 수술 최고 권위상인 ‘고디나 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일은 전 세계 성형외과 의사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공식 교과서인 ‘성형외과학’에서 하지재건 분야와
손상된 피부에 환자의 자가조직을 이식하는 피판술, 두 부분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한국 의사로서 뿌듯합니다. 우리 의료 기술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게
됐다는 증거니까요. 재건분야에 대한 교과서가 세계적으로 많이 없고,
설명도 매우 어려운데 조만간 쉽게 설명한 하지재건 교과서를 내려고
집필하고 있습니다.”

해외 의료진들 사이에서 홍 교수의 별명은 바로 ‘미세수술의 신’이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하지 재건 분야 전문가인
홍준표 교수. 홍 교수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의사는 매년 60여 명에 이른다. 외국 의료진을 가르치는 일이
곧 홍 교수 본인의 보람이고 성장이기에 국경을 넘은 교류는 홍 교수에게 그만큼 소중하다.


즐거운 내일을 위한 과정이 되기를

환자들은 홍준표 교수의 치료 파트너다.
의사가 아무리 수술을 잘 한다고 해도 굳은 의지로 관리하는 것은 결국 환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퇴원하는 환자분께 제일 감사하죠. 저를 믿고 조언대로 관리해서 ‘완치’라는 작품을 만들어 주신 분들이니까요.
심각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많지만, 이 모든 치료가 보다 즐거운 내일을 살려는 것이거든요. 그것만 기억하고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홍준표 교수의 꿈은 아프리카로 터를 옮겨 재건 전문 병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전공의들을 잘 트레이닝 시켜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환자들을 보살피기 위함이다.
인생의 매 순간을 클라이맥스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홍준표 교수.
환자를 위한 그의 다음 여정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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