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심실에 연결돼 신체에서 가장 많은 양의 혈액의 통로로 이용되는 대동맥. 김준범 교수는 대동맥의 파열이나 심장 판막에 생기는
질환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던 환자를 다시 생의 길로 돌려놓으며 재미와 보람,
때로는 경이로움까지 느낀다.
“몇 년 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복잡한 대동맥 기형까지 동반돼 있었는데 다른 병원에서
개흉까지 하면서 수술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아서 우리 병원으로 응급 후송된 거였죠. 16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할 정도로
어려운 케이스였는데 환자가 잘 극복해줘서 천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환자의 치료 사례가 흉부외과계의 최고 권위지인
미국 흉부외과 학회지에 게재되어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전쟁터 같은 수술대 위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돌보는 스트레스는 엄청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난 뒤의 안도감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하는 김 교수.
김 교수의 좌우명 ‘혼신을 다하는 승부’에서 잘 나타나듯 포기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온 힘을 다해 치료에 임한다.
김준범 교수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업적과 수상 경력이
많은 의사이기도 하다.
우선, 현재까지 63편의 SCI급 논문(SCI : 전 세계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의 인용 빈도를 조사해 인용된 논문이 가장 많이 수록된
학술지를 각 계통별 순위로 나열한 것)을 포함해 104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4년에는 미국 흉부외과학회에서 매년 전 세계 1명의
흉부외과 의사를 선정해 1년간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의사로서 27년 만의 수상이었다.
“연수 기간 동안 하버드 의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3,000명이
넘는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대동맥류의 1년
내 파열 확률을 예측해서 대동맥류 수술 지침을 제공할 수
있었는데요. 이 경험을 통해 세계 어느 곳에서건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면 모두 통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정맥을 동반한 심장판막 질환 환자가 판막 수술을 할 때 부정맥을 없애는 수술을 병행하면 뇌졸중 발생률을 70%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2012년 ‘가장 중요한 논문(Most Important Article)’과 ‘가장 많이 읽힌 논문(Most Read Article)’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불규칙한 생활과 시간에 쫓겨 식사를 하루 한 끼밖에 못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최근 건강검진 결과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났다는 김준범
교수.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벌써 지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최근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한다. 김 교수는 책임을 다해 열심히 치료할 테니 건강에 대한 걱정은 자신에게 완전히 맡겨 달라고 환자들에게 힘주어 당부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존 데이터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앞으로는 다른 기관들과 협력한 임상시험을 추진해서 더 많은
환자를 이롭게 할 수 있는 확실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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