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끝까지’라는 의지로 2020.02.18

‘끝까지’라는 의지로 - 심장내과 강도윤 교수

 

시술장에 들어온 환자의 손을 강도윤 교수가 꼭 잡았다. 다 잘 될 거라는 무언의 약속과도 같았다.
가슴이 아프다며 판막 질환을 호소하던 환자는 85세인 그의 할머니였다. 가슴을 열고 수술하기엔 부담이
될뿐더러 고혈압과 당뇨 등 복합 질환이 예상되어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타비시술)을 직접 진행하게 되었다.
매일 반복하던 치료의 가치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가슴 뛰는 매일의 성장

내과 의사로 수련하던 시절, 치료가 제한적인 질환을 마주할 때마다 의사로서 갈증을 느꼈다. 그러나 심장 분야는 내과와 외과의
접점에서 적극적이고 즉각적으로 해줄 치료법이 많았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다. 심장내과 중 특히
중재 시술에 관심을 두던 차에 서울아산병원 심장팀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넘버원이잖아요. 부담과 동시에 욕심 나는 자리였습니다. 와서 보니 명성에
걸맞게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협조하는 분위기였어요. 우리가 잘하고 있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모든 구성원이 갖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항상 의지하면서도 긴장하게 만드는 파트너입니다. 주니어급 의료진을 부지런히 학회에 참여시키며 끌어주기도 하고요.
지난해에는 관상동맥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에 강연자로 섰습니다. 국내·외 수많은 전문가 앞에 서야 하는 부담이 큰 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최고의 치료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

 

지난 1월엔 박덕우·김대희 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로 승모판 역류증 치료 시술에
성공했다. 환자의 사타구니 정맥을 통해 승모판에 클립을 장착하는 시술이었다.
이전까진 승모판을 성형하거나 교체하는 수술법밖에 없어 고령·고위험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잦았다. 첫 시술 대상자도 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와 긴밀하게
상의해 흉부외과 환자를 추천받았다.
수술보다 시술의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시술 후 환자는 수술보다 짧은 회복 기간을 거쳐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환자에게
구체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매우 뿌듯했습니다."


중증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 등 치료하기 애매한 케이스나 수술이 어려운
판막질환 환자들을 치료할 방법을 찾다보면 새로운 연구가 시작된다.
만족스러운 치료에 도달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사실 만족스러운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저도 잘 몰라요. 같이 일하는 많은
롤모델을 보며 저 정도면 세계 최고 수준이겠구나 짐작할 뿐입니다.
일단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게 우선입니다.
자부심과 자신감이 임상의의 진짜 무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강력한 의지와 긍정의 힘

심장 치료엔 찰나의 희비가 늘 도사린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의 중증 합병증을 100% 예측하고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극적인 상황마다 차분하고 긍정적인 성격 덕을 보는 중이다.

"중증 협심증 환자가 고난도 중재 시술 후 심부전과 쇼크로 중환자실에 있을 때였어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밤새 환자를 지켰습니다.
무사히 위기를 넘기며 의사가 곁을 지키면 환자가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세계 최고의 심장내과의인 박승정 석좌교수와 일하면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환자를 정말 열심히 보세요. 그러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지죠. 포기하거나 흐지부지하기 쉬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데 그건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봐요. 저도 훈련해 가야죠."

환자의 제반 상황을 살피며 치료를 꼭 해야 하는지, 약물치료와 시술, 수술 중 어떤 걸 택할지 신중히 결정한다.

"시술이나 수술을 피하려는 환자라도 포기하면 안되죠. 외래를 통해 계속 이야기하며 경과를 지켜봅니다. 결국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거든요. 끝까지 환자를 돌보면 살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새벽 6시 30분. 강도윤 교수는 출근하자마자 심혈관조영실에 들어섰다.
 


어려운 시술을 앞두고 “다 잘 될 겁니다!”라는 말로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구체적인 의지와 노력이 담긴 그의 주문은 환자의 쾌유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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