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생명의 길, 혈관을 잇다 2017.09.13

생명의 길, 혈관을 잇다 - 혈관외과 한영진 교수

 

우리 몸속 혈관을 모두 연결하면 그 길이는 얼마나 될까? 자그마치 12만 킬로미터. 지구 세 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다. 혈액의 통로로 온몸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필수기관인 혈관. 이렇듯 온몸 곳곳 뻗어있기에
혈관의 건강상태는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한다. 혈관이라는 생명의 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혈관외과 한영진 교수를 만나봤다.


12만 킬로미터를 진료하는 의사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혈관외과는 뇌와 심장의 혈관을 제외하고 전신에 걸친 동맥과 정맥에 발생하는 모든 혈관 질환을 치료한다.
혈관외과에서 치료하는 대표적인 동맥질환에는 동맥경화에 의한 하지동맥 폐쇄증, 동맥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팽창해 파열되는 동맥류
등이 있다. 한영진 교수는 이러한 질환들을 비롯해 하지 정맥류, 투석환자를 위한 동정맥루(만성 신부전 환자들이 혈액 투석 시 투석
바늘을 꽂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혈관 접근로)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위장관외과나 대장항문외과의 경우 수술 범위가 한정돼 있다 보니까 수술 종류도 한정되어있거든요. 그런데 혈관외과는 치료할 수
있는 범위가 워낙 넓으니까 의사로서 재미와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일명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동맥류는 응급실 도착 전에 환자의 50%는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응급환자의 수술을 위해 주말, 휴일 할 것 없이 대기하는 한 교수. 긴장과 위기가 교차하는 순간이지만 그 순간을 돌파해 나가며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양한 변수에 좌우되는 혈관 질환

 

많은 질환이 그렇지만 특히 혈관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 상태를 예측하기가
무척 힘든 분야다. 암 수술의 경우 암 덩어리를 도려내면 큰 걱정은 해결되는
셈이지만 망가진 혈관은 새롭게 길을 내거나 어렵게 복구해 놓아도
다시 막히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그럴 때마다 한계를 느낀다는 한영진 교수.
하지만 그런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것도 환자다.

“50대 환자분이 양쪽 다리 혈관이 다 막혀서 오셨어요. 그런 심각한 경우엔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아직 젊으시니까 할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보자 해서 혈관을 뚫었죠. 이미 다리가 괴사하면서 신경과 근육이
손상됐지만, 다행히 회복이 잘 되고 재활도 열심히 하셔서 두 다리 절단 없이
회복하실 수 있었습니다.”


혈관 질환은 만성질환인 데다 다양한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아
다른 과와 협진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한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의 협진 시스템을 통해 의사는 가능한 모든 치료를
다 해볼 수 있고 환자는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인생의 동반자, 의사와 환자

진료에 쫓겨 연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에도 한영진 교수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계획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동정맥
기형이다.

“동맥과 정맥 사이에 정상적으로 생겨야 할 모세혈관이 생기지 않고, 동맥에서 정맥이 바로 연결돼서 혈관 덩어리를 형성하는 선천성
질환인데요. 발생 위치에 따라 몸의 특정한 부분의 근육이 위축되거나 마비가 나타납니다. 환자가 많지 않아서 관련한 연구가 드문
편인데 환자 케이스를 모아서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혈관질환은 노화와 함께 계속 진행되기에 한 번의 수술이나 시술로 완치되기는 어렵다. 단지 의사와 환자가
아닌 오랜 시간 함께 할 동반자로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한영진 교수.
더 많은 환자가 한 교수와 함께 건강한 삶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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