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병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돈독했다. 송기병 교수에게 할아버지는 큰 산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데 송 교수가 중학생 때 할아버지는 간암 4기 진단을 받게 되었고 크게 손써볼 새도 없이 할아버지는 가족의 곁을 떠나셨다고
한다. 그 당시 송 교수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접하게 되면서 어린 마음에 막연히 ‘내가 의사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훗날 진로를 결정하면서 자연스레 의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할아버님이 집안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또 좋은 분이셨던 걸로 기억 되요. 어렸을 때 저도 의지를 많이 하고 그랬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할아버님이 간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그때 집안 어른들이 흘러가는 얘기로 나중에
네가 커서 의사가 되면 잘 고쳐 드렸을 텐데......라며 그런 얘기를 한 게 조금은 영향을 미친 거 같아요.”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져 갈 정도로 몇 십 년이 흐른 이야기가 됐지만, 그 당시의 감정들은 그대로 송 교수의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그래서 환자나 보호자를 대할 때 할아버지를 진료한다는 마음으로 좀 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얘기를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의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송 교수는 수술이 많은 외과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외과 중에서도 수술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이식수술과 복강경 수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파트에서
수술을 시작하였고 그러던 중 복강경 수술에 매력을 느껴 복강경
수술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간담도췌외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식 수술을 경험한 그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간담도췌외과의
수술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간담도췌 질환은 워낙 악성 세포들이 많이 뻗어있고 수술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술 시 혈관을 제대로 자르는 일도 중요한데요. 저 같은
경우는 이식 외과 의사로서 2년 정도 훈련을 한 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간담도췌외과 수술에서 혈관 합병 절제를 해야 하는 경우 조금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환자가 회복이 잘 됐다는 말만큼 송 교수를 힘이 나게 하는 것도 없다. 수술 후 환자가 삶의 행복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장
보람되다고 말하는 송 교수. 하지만 하루에 5~6시간씩 이뤄지는 수술을 두세 건씩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 2년 전, 수술 후 탈진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송 교수는 작년부터 매주 주말마다 의무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수술 시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외과 의사로서 체력관리를 하는 일도 환자를 위하는 일의 연장선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의사가 체력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안정된 게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니까요. 수술을 할 때나 회진을 돌 때도 의사의 체력 상태나 감정
상태가 환자들에게도 전해지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걸으면서 제 자신과 환자들에 대한 생각도 조용히 할 수 있고, 또 수술실로
돌아가서도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환자들을 대할 때도 훨씬 더 부드럽게 대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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