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클로즈업]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들 2024.02.29

서울아산병원 약물감시센터

 

▲ 약물감시센터 권혁수 센터장(알레르기내과 교수, 왼쪽 두 번째)과 약사, 전담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약물감시센터 직원들.

 

효과가 좋은 새로운 약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약의 부작용 우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신약을 개발할 때 당연히 효능과 안전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만, 임상 연구에서 발견되지 못한 부작용이 환자가 사용한 후에나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뒤늦게 부작용이 밝혀져서 시장에서 퇴출된 약도 적지 않다.

 

권혁수 센터장은 “서울아산병원 약물감시센터는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문제점을 예방해 환자를 안전하게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 말한다. “최근 그 어느 때보다 신약 개발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1년에 나오는 신약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 지금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의사는 물론 약사도 어떤 약이 새로 나왔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할 정도예요. 그만큼 임상 연구에서 발견되지 못한 부작용 사례도 많아지고 있고요. 우리 약물감시센터는 부작용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를 분석해서 부작용인지 아닌지 파악한 뒤에 조치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다시 재발하지 않게끔 막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원내에서 약물안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약물감시센터 직원들.

 

국내 최초로 약물 부작용을 관리하다

서울아산병원 약물감시센터는 2004년 원내 약물이상반응관리 위원회로 시작해 2009년 식약처로부터 동서울 지역 거점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됐고 10월에는 원내 약물감시센터를 발족해 국내 최초로 단일 조직을 설립했다. “우리 병원 안에서 발생한 사례뿐만 아니라 서울 동부지역 내 병원이나 의원, 약국에서 발생한 사례도 관리합니다. 이중 유효 데이터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하면 식약처를 통해 국제기구인 WHO에 정식 보고되고 있어요. 우리 병원 안에서는 한두 건이겠지만 우리나라 전체, 나아가 세계 전체에서 사례를 모은다면 몇 백, 몇 천 건이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중요한 시그널을 얻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심포지엄, 세미나, 우수직원 포상 등 원내외 약사, 의료진 교육과 홍보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혁수 센터장의 말대로 2000년대 중반 1천 건 미만이던 원내 약물이상반응 보고는 2022년 기준 1만 8천 건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이중 약물감시센터가 유효 데이터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한 사례만 1만 3천여 건에 이른다. 연계 병원과 약국에서 보고된 사례를 평가해 보고한 건도 1천여 건을 기록해 2022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부터 약물감시공로자 표창도 받았다. 윤선혜 약사는 “지역 약사와 의료진을 위한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데, 우리 병원 의료진의 수준 높은 강의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고 말한다.

 

▲ 약물감시센터는 보고된 의심 사례를 검토해 부작용으로 판단되면 같은 약이 환자에게 재처방 되는 것을 막는다.

 

환자가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약물감시센터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약물 부작용을 가진 환자들이 꼭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특히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 항암제에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그래서 극소량부터 단계적으로 양을 늘려가며 약물 과민반응을 최소화하는 탈감작요법을 시행한다. 15분 간격으로 농도와 투여 속도를 단계적으로 올리기 때문에 길게는 10시간 가량 걸리기도 한다.

 

2019년부터 약물감시센터에 합류한 서화정·박수진 전담간호사는 “탈감작요법은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민 반응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이 투여되는 동안 환자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고 말한다. “부작용을 겪은 환자들은 ‘죽음의 공포’라고 표현할 정도로 두려워해요. 그래서 탈감작요법을 시작할 때 많이 불안해하지만 안전하게 투여가 끝나는 걸 경험하면 공포나 불안감도 차츰 줄어들게 됩니다.

항암치료로 입원한 환자가 ‘간호사님 얼굴만 봐도 안심된다’고 할 때, 그리고 치료를 안전하게 마치고 좋은 결과를 얻을 때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약물감시센터는 환자의 약물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처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약물 부작용을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및 인력 확충, 또한 자발적 부작용 보고를 위한 의료진 및 환자 교육과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단 부작용이 의심된다면 빨리 우리 센터에 보고해주세요. 더 빨리, 더 많이 사례가 모일수록 환자 안전도 더 잘 지킬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약물 사용에서의 안전, 교육을 통한 안전,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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