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영양집중지원팀은 매일 회진을 돈다. 성인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과 소아중환자실, 내과와 외과 병동을 매주 1회씩 돌며 환자의 영양상태를 살핀다. 그리고 의사와 전담간호사는 물론 약사, 영양사가 함께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사례를 두고 열띤 논의를 거듭한다. 환자의 치료는 수술이나 투약 등으로 가능하지만, 환자가 온전히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양치료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송정미 전담간호사는 “환자들이 전반적인 호전을 보이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영양치료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환자의 영양은 단박에 좋아지거나 바로 티가 나지 않아요. 재활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그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계속 신경쓰기 어렵죠. 간이식환자 같은 경우는 수술 후 살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중환자실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 병동으로 옮겨져 퇴원할 때까지 오랜 시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요. 우리 영양집중지원팀이 개입해서 요구량 설정이나 제재를 바꾸는 등 상황과 증상에 맞춰서 대처해주면 환자의 영양상태가 점차 좋아집니다.”
▲ 영양집중지원팀은 의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가 참여한 다학제진료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팀장인 남궁정만 소아외과 교수(뒷줄 첫 번째)와 팀원들.
영양 관련 다학제진료 시스템이 강점
영양집중지원팀은 1997년 영양지원 활동을 위한 임시 조직에서 시작했다. 보다 효과적인 영양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2011년 각 분야의 전문가인 의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가 모인 전담팀으로 본격 출범했다. 영양집중지원팀 팀장인 남궁정만 소아외과 교수는 영양집중지원팀의 강점으로 잘 확립된 다학제진료 시스템을 꼽는다. “영양집중지원팀은 다학제진료 시스템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가장 잘 확립된 팀입니다. 영양치료에 대해 자체 모니터링을 계속하면서 의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가 전문적인 치료계획을 임상 현장에 전달합니다.
이렇게 중재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죠. 영양집중지원팀은 영양지원이 필요한 환자의 사례를 검토하고 각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기본 지침을 결정해 임상 현장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입원하면 우선 각 병동에서 환자의 영양상태를 체크한다. 영양불량이나 영양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환자 등 영양집중지원이 필요한 환자로 판단되면 영양집중지원팀에 바로 의뢰한다. 전담간호사가 입원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면 영양사는 영양섭취가 불충분하거나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환자에게 어떻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좋을지를 제안한다. 약사는 소화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혼수상태인 환자를 위해 정맥으로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계획을 세운다. 각 전문가들이 낸 의견을 취합하고 최종적으로 의사가 환자의 질병, 임상상태와 매칭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서자림 약사와 지경아 영양사는 “내가 파악한 것이 맞는지 고민될 때가 있는데, 관련 전문가가 함께 있으니 부족한 부분을 도움 받아 해결할 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 제언할 수도 있어 스스로 많이 성장하는 느낌이다”라며 다학제진료의 장점을 설명한다. 이렇게 한 달에 천 건 이상, 하루 50여 명의 환자가 영양집중팀에 의뢰된다. 2023년 한 해 동안 영양집중지원팀이 영양치료를 시행한 환자는 1만 2,300건에 달한다.
▲ 환자 사례를 검토하고 논의하는 영양집중지원팀의 회의 모습. 왼쪽부터 남궁정만 교수, 지경아 영양사, 서자림 약사, 송정미 전담간호사.
원내 영양정책, 교육, 연구 활동에도 힘써
영양집중지원팀은 환자의 영양지원업무 외에도 원내 영양관련 정책결정, 영양교육, 연구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매년 원내에서 실시하는 영양 관련 심의 자문, 중환자실 영양 프로토콜 등 영양치료와 관련된 가이드라인과 실무지침을 개발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영양지원 교육을 실시하고 영양집중지원 실무지침과 최신 지견을 담은 『AMC 영양집중치료』도 발간했다. 임상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좀 더 나은 영양치료를 위한 토론의 장으로 마련한 심포지엄도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우리 영양집중지원팀만 영양치료 업무를 하는게 아니에요. 훨씬 많은 분들이 영양치료 업무에 참여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료과마다 담당하는 분들이 있어서 각 과의 특성에 따라 영양치료를 관리하고 있고, 약제팀과 영양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영양집중지원팀이 모든 부서의 전문적 역량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까지 이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남궁정만 교수는 “앞으로도 질환별 영양지원 프로토콜 구축 확대, 영양지원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등 최선의, 최상의 영양지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 의료진
연관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