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이살 병원(King Faisal Hospital Makkah)의 일반외과 전문의입니다. 전공의 시절 여러 분과를 두루 경험하던 중 검진과 진단, 수술, 장기 추적 관찰로 이어지는 유방·갑상선 질환의 치료 과정에 흥미를 느꼈어요. 전문의 취득 후에도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해외 연수를 앞두고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모두들 한국의 서울아산병원을 추천하더군요. 이미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받은 동료들도 많아 더욱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12월 한국에 온 뒤 유방외과에서 1년, 내분비외과에서 1년, 총 2년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두 진료과에서 심도 있게 배울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고난도 유방.갑상선 수술 노하우를 배우고 있습니다.
유방외과에서는 이새별 교수님께 지도를 받았고, 현재 내분비외과에서 정기욱·성태연 교수님께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연수 기간 수술실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연수 초반에는 매일 다섯 건 이상의 수술에 참여할 정도였죠. 제가 근무하던 병원에서는 수술뿐 아니라 외래와 응급 진료, 각종 행정 업무까지 있다 보니 새로운 수술과 치료법에 대한 학습과 연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적었어요. 한국에서는 온전히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서 접한 수술 케이스들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다양하고 어렵습니다. 기본적인 수술 방식은 유사하지만 더 매끄럽게,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과 자연 경관에 매료됐어요!
2년 가까이 지내니 한국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한국 음식도 제법 먹을 줄 알아요. 먼저 한국 생활을 하고 있던 무슬림 동료들 덕분에 할랄 식당도 제법 알게 됐고,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김치찌개와 닭갈비를 좋아하게 됐죠. 또한 한국에 찾아온 아내와 함께 부산과 제주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둘러본 순간은 잊을 수 없어요. 다음에는 연수 말고 오로지 여행만을 위해 한국에 오자고 다짐도 했죠. 아, 그래도 끝내 적응하지 못한 건 장마철의 끈적한 날씨입니다. 집에서 병원까지 15분 거리를 걷는 동안 땀에 흠뻑 젖어 다시 씻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수술’이라는 공용어로 동료들과 하나됐습니다.
병원 생활에 있어 동료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방외과, 내분비외과와 수술간호팀 의료진 모두 환자에게 헌신적이었고 최고의 치료를 위해 노력했어요. 수술이 시작되면 국적, 언어, 종교, 문화를 넘어 ‘수술’이라는 공용어로 하나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밖에도 라마단 기간 낮에 금식을 해야 하는 저를 배려해 근무 스케줄을 조정해 준 동료들, 할랄 음식을 궁금해하며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준 동료들… 모두 고맙습니다. 다음 달이면 연수를 마무리하는데, 가장 아쉬운 것도 동료들과의 작별이랍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진료와 환자경험 개선에 기여하고 싶어요!
이론을 공부하고, 뛰어난 전문가에게 배우고, 스스로 적용한 뒤 쌓은 노하우를 다시 가르치는 것. 외과의사가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한국에서 만난 동료들과 큰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 덕분에 저는 또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이곳에서 배운 술기와 접근법을 사우디 현지에 맞게 적용해보려 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진료 흐름과 운영 체계를 알게 된 것도 큰 성과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도 적용하면 좋겠다고 느낀 점이 많았거든요. 이 아이디어들을 잘 접목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진료와 환자경험 개선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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