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고은재 교수는 올해 열린 대한재활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인지장애가 있는 뇌성마비 아동의 인지 및 언어기능 향상을 위한 인지훈련과 양극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의 효과’라는 주제를 발표해 신진연구자상을 받았다. 이 연구결과는 양극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이 뇌성마비 아동의 인지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Q. 연구의 배경은?
뇌성마비는 태아 또는 영유아에서 비진행적인 뇌손상에 의하여 운동 및 자세의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하여 활동이 제한되고 인지, 의사소통, 행동장애 및 경련이 동반될 수 있다. 뇌성마비의 운동장애를 호전시키기 위한 조기재활치료들은 많은 근거가 있는 반면, 인지장애를 호전시킬 수 있는 재활치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
뇌성마비의 인지장애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작업치료, 컴퓨터 기반 작업기억 훈련, 가상현실 치료 등이 사용된다. 비침습적 뇌자극의 하나인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은 대뇌피질의 흥분성을 조절하여 뇌가소성을 가져온다. 이러한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은 뇌성마비 환자의 운동기능, 균형능력, 경직 조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지기능에 대한 효과는 연구된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이 뇌성마비 아동의 인지기능, 언어기능, 일상생활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Q. 연구에 대해 설명하면?
이 연구는 인지연령 42개월 이하, 실제연령 37~120개월의 뇌성마비 아동 1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파일럿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이다. 양극 경두개직류전기자극 시행시에는 뇌 MRI상 더 많이 손상된 방향의 배외측 전전두엽에 양극 전극을 위치시키고, 반대쪽 안와상 부위에 음극 전극을 위치시킨 뒤 1mA의 직류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을 이용했다.
연구 결과 인지훈련과 양극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을 20분씩 12주에 걸쳐서 총 20회 시행한 군이 인지훈련과 거짓자극을 시행한 군보다 인지기능, 언어기능, 일상생활능력에 있어서 더 큰 호전을 보였다. 또한 본래 인지기능이 더 좋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많이 호전됐다.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을 시행한 후 1명의 아동만 기분장애를 의심할 수 있었으며 나머지 아동에서는 두통, 가려움, 따가움, 발적 등의 부작용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본 연구를 통해 양극 경두개직류전기자극은 뇌성마비 아동에서 부작용 없이 인지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망한 치료법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치료의 가장 적절한 시기 및 강도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에는 뇌성마비 외에도 다양한 희귀·중증질환을 가진 아동들이 있으며 발달지연이나 발달장애를 동반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아동의 표준적인 발달평가결과 및 재활치료 프로토콜은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추가 연구를 통해 적절한 평가도구와 최고의 재활치료 프로토콜을 확립해더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