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직접 만든 아기 옷으로 사랑 전해요 2022.12.15

 

 

서울아산병원 뉴스매거진 독자엽서를 통해 제보를 받았다.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아들에게 직접 옷을 만들어 선물하는 간호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주인공인 어린이병원간호팀 박미정 간호사를 만났다. <편집실>

 

옷을 직접 만들게 된 계기는

집을 좋아하는 ‘집순이’라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재봉틀에 관심을 갖게 됐다. 무얼 만들지 고민하던 중 내가 일하고 있는 신생아중환자실 환아들이 쓸 수 있는 걸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모자를 만들었다.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뒤에도 체온을 잘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제일 만들기 쉬운 게 모자였다(웃음). 그런데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금세 모자가 작아져 못 쓰게 되더라. 그래서 모자 대신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퇴원할 때 부모님이 옷을 챙겨 오지만 아이들이 입을 수 없을 정도로 클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몇 개월을 꾸준히 만들다 보니 재봉틀 사용이 제법 익숙해져 이젠 신생아용보다 더 큰 옷도 만들 수 있게 됐다. 요즘엔 병동으로 올라가는 아이들에게 치마, 조끼 등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한다.

 

환아 부모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처음 만든 모자를 선물 받은 아이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아이들 돌보느라 바쁠 텐데 쉬는 시간에도 우리 아이를 생각해 정성껏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대부분의 신생아들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떨어져 인큐베이터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퇴원하거나 일반 병실로 이동할 때 보호자들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육아와 병간호를 동시에 시작하게 된다. 걱정을 안은 채 면회 온 부모들은 환자복이 아니라 예쁜 옷을 입은 아이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곤 한다. “아이 걱정을 조금은 덜었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어요”라는 이야기를 부모들로부터 듣는다.

 

주변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내가 만든 옷을 통해 환아 가족들이 위안을 얻고 한 번 더 웃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또한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과 환아 가족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데 내가 만든 옷이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큰 보람을 느꼈다. 아이들이 그저 한 명의 환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참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들딸임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함께 일하는 중환자실 동료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환아 부모가 면회를 오는 날, 새로 만든 옷을 아이에게 선물한 뒤 동료들이 모두 모여 함께 축하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바쁜 업무 때문에 지칠 때도 많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행복하고 기쁘게 즐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직 서툰 솜씨이긴 하지만 취미를 통해 환아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신생아중환자실을 거쳐 퇴원하거나 일반 병실로 가는 아이들 모두 빨리 나아서 부모님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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