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환자 이야기 리하의 두 번째 심장 - 소아 심장 이식 치료 김리하 편 2023.08.14

 

 

리하는 정상적인 심장 기능의 20%만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1년간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졌고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온 리하 어머니는 의료진에게 울면서 매달렸습니다. “세 번의 유산 끝에 얻은 아이예요. 우리 리하 좀 살려주세요.”

 

심장을 언제 이식받을 수 있는지, 리하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리하는 하루에 요구르트 한 병도 채 되지 않는 물만 마셔야 했습니다.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리하에게 물도 줄 수 없는 엄마는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의료진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심장이식 날까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좌심실 보조 장치(LVAD) 삽입술을 진행했습니다. 소형 냉장고 크기의 심장 보조 장치가 리아의 혈액을 순환시켰습니다. 콘센트 길이만큼 행동반경이 한정되었고 몸과 연결된 튜브가 구부러져 피가 통하지 않을까 봐 어머니는 리하를 안고 생활했습니다. 리하의 세상은 작은 병실이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주치의가 뇌사자의 심장으로 이식이 가능하다고 알렸을 때 리하 어머니는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내 아이에게 온 기회는 누군가 자식을 잃는다는 의미였습니다. 가슴이 미어져 눈물만 흘렀습니다. 오후 5시에 급히 진행된 심장 이식 수술은 새벽 3시가 되어 끝났습니다. 소아심장외과 최은석 교수는 리하가 수술팀을 도와준 덕분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수술 결과를 알렸습니다. 두 번째 심장을 갖고서 리하는 9개월 만에 퇴원했습니다. 그리고 흩날리는 벚꽃 속에서 봄을 만났습니다. 리하의 웃음을 보면서 어머니는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지난 아픔은 모두 잊고 생명을 나눈 감사는 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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