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뇌는 환자의 마음을 담고 있는 우주입니다 2015.06.10

뇌는 환자의 마음을 담고 있는 우주입니다 - 신경외과 조영현 교수

 

어릴 적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에 가면 밤마다 도시에선 볼 수 없던 장관이 머리 위로 펼쳐지곤 했다. 까만
밤하늘을 드넓게 수놓은 휘황한 별빛, 은하수를 바라볼 때면 누구나 가슴 설레고 신비롭고 경이로운 느낌에

휩싸이게 된다.

조영현 교수에게 신경과학 (neuroscience)은 이 은하수를 닮은 존재다.


나를 설레게 하는 ‘뇌’

신경외과에 몸담고 있는 그에게 신경과학이란 늘 가슴 설레는 경외의 대상이자 알아가고 싶은 분야이다.
“뇌는 아름다워요. 알면 알수록 신비한 대상이죠. 마치 우주와 같아요. 정복의 대상이 아니에요. 인간의 지성으로 뇌를 다 알게 되고
섭렵할 순 없어요. 단지 알아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죠.”

뇌에 대해 설명하는 그는 마치 사랑하는 여인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 진지한 눈빛에서 뇌종양을 연구하는 그가 얼마나 자신의 분야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아직도 신경과학을 생각하면 가슴 설렌다는 그는 뇌 연구에서만큼 최적의 사람임이 분명한 듯 보였다.


환자의 우주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조영현 교수는 환자가 자신을 찾아오는 것에 대해 하나의 우주가 내게 오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환자의 뇌 속엔 일생 몸과 마음으로
그려온 인생의 지도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한 사람의 행동과 표현, 생각과 언어가 고스란히 담긴 뇌는 그 사람이 평생을 거쳐
만들어 낸 우주와도 같다.
뇌에 종양이 생길 경우 위치에 따라 정신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고, 신체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뇌종양은 한 인간의 우주가 파괴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적신호인 셈이다. 조영현 교수는 최선을 다해 뇌종양으로부터 환자의 우주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했다.


신경외과 의사의 기본조건

 

뇌는 세포 하나라도 잘못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위이므로 종양이 생겼을 경우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고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토록 민감한 뇌를 다루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
종양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내 치료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 차분함 등의
조건이 먼저 떠올랐으나 그에게선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선한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뇌종양은 한번 발병하면 난치성이 많고, 무엇보다 치료에 위험성이 높은 병이다.
병의 심각성 때문에 뇌종양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나약한 상태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육체적인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부분까지 더 많은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조영현 교수는 보살핌의 기본은 선한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었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착한 마음이 바탕에 깔렸을 때 나약해졌던 환자도
마음을 열고 기운을 내 치료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 풀고 싶은 숙제 하나

한글로 ‘마음’과 ‘심장’은 모두 ‘heart’ 한 단어로 번역된다. 하지만 과학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heart’ 가 아닌
‘Brain’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이란 무엇이며 뇌 안에 어떻게 존재하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신경외과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으로서의 과제라고 했다.
학구열에 불타는 그의 양손엔 아주 좋은 장비가 쥐어져 있다.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가 바로 그것이다. 두 장비 모두 뇌종양에
대한 방사선 수술을 위해 쓰이는 장비로 두 장비 모두를 가지고 있는 병원은 국내에서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두 장비를 모두 다루는 의사로서 그는 앞으로도 방사선 수술에 관련된 연구를 계속해 환자의 종양별 특성에 맞는 수술법을 찾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평생 풀고 싶은 과제를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뇌와 사랑에 빠진 의사. 그의 눈빛에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문제와 맞닥뜨리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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