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를 위한 최선 2019.09.18

환자를 위한 최선 - 흉부외과 김호진 교수

 

공보의를 마치고 미국행을 택했다.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레지던트로 있던 병원에서 처음 심장 수술하는 장면을 보았다. ‘누가 이토록 깊이 다른 사람의 삶에 관여할 수
있을까? 이거다’ 싶었다. 심장외과의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흉부외과 주변을 기웃거렸지만 미국 어느
병원에서도 미숙한 외국인 의사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씁쓸한 실패의 경험이었다. 한편으론 준비되지 않으면
어떤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기도 했다.
“되돌아갈 수 있다면 전략을 완벽하게 세운 후 도전할 거예요.”
 

되돌아 갈 수 없는 길

“살면서 심장외과 의사를 만나는 경우가 몇 번이나 될까요? 근데 그 몇 번이 환자 인생에서 결정적 순간이라면요?”

김호진 교수는 성인 심장 수술을 하는 의사다. 성인 심장 수술은 판막 수술, 관상동맥 수술, 대동맥 수술로 나뉘는데 주로 판막,
관상동맥 수술을 한다. 결정적인 순간, 환자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는 마음에 심장외과의가 되기로 결심했다. 2011년 전공의 1년 차 때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에 정착한 그는 2017년 조교수로 발령받았다.

“파트를 불문하고 모든 수술을 다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우리 병원 흉부외과의 정서입니다. 어떤 환자든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인 데다가 아무리 고위험군 환자라도 피하거나 꺼리는 경우가 없어요. 서울아산병원이기 때문에 만나는 까다로운 환자의 수술을
진행하며 새삼 선배들의 헌신이 놀라웠습니다.”


그는 수술이 잘 돼 퇴원한 환자보다 수술 과정이 힘들었거나 회복이 더디어 마음을 졸였던 환자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한 수술이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른 의사가 수술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자문하게 돼요.”

의사의 결정이 환자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책임감은 외과의사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매 순간 ‘무엇이 최선의 방법일까?’
의사가 아닌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결론을 내린다.
 

스텐트를 든 흉부외과 의사

 

최근 그에게 대동맥판막치환술(TAVR)을 하는 국내 유일의 흉부외과 의사라는
특별한 이력이 생겼다. 얼마 전엔 TAVR을 다른 사람에게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격증도 받았다. 흉부외과 의사가 심장내과에서 주로 하는 중재시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환자 치료 방법은 다양하고, 익숙해질수록 좋거든요. 조금 더 균형잡힌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의사가 수술과 시술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을 고민해 권하지 않을까요?”


흉부외과 의사가 심장내과 의료진과 함께 시술을 할 수 있다는 건 비단 한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건 우리 병원 심장팀의 분위기가 개방적이고 서로 간
협업이 잘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린 공동의 적과 싸우는 한 팀이란
마음으로 함께 일합니다. 누군간 총을 들고, 누군가는 칼을 사용해 싸우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죠.”

 

2년째 그와 함께 스텐트 시술을 하는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김호진 교수의 장점을 이렇게 말했다.

“새벽 응급수술을 마치고 와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를 만납니다. 성실하고 겸손하다는 점,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한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모든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라며 그는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찾고 있다.

“종종 ‘수술하는 의사가 시술방엔 왜 들어가느냐?’는 질문을 듣습니다. 감염 위험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시술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술의 상당 부분이 시술로 대체되리라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누군가는 먼저
준비하고 있어야 10년, 20년 후 흉부외과에서도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시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계획하고 준비해야 앞설 수 있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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