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6.07.14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

 

인터뷰 내내, 김재중 교수의 핸드폰은 1분이 멀다 하고 울리는 SNS 알림으로 바쁘다.
그동안 만났던 의사 선생님들을 생각해보면 다들 잠잘 시간도 부족하다는데... SNS에 빠진 의사라니!
특별한 취미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수님, 누구랑 이렇게 열심이세요?”
“심장이식 환우회입니다.”


심장이식 환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환우회에 김재중 교수는 유일한 의사 회원이다.


“질문하기 편한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심장질환은 병 자체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환자와 주치의 간에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김재중 교수. 5~6년 전, 그의 이상을
스마트폰이 이뤄주었다. SNS 환우회 밴드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질문들이 쏟아진다. 김 교수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을 확인하고
정확한 의학 가이드가 필요한 질문에 일일이 답 글을 달아준다. 하루 평균 20개 이상이다.

“사소한 문제 같아도 환자들에게는 시각을 다투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면역억제제를 미처 복용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깜빡하고 연달아 약을 먹었는데 괜찮은지, 또는 열이 나는데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되는지... 자금 답해주지 않으면
소용없잖아요.”


김 교수는 SNS로 소통하며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실제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욱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의 희로애락까지 공유하게 됐다는 김 교수. 최근 1, 2년 사이에는 오프라인 모임도 나가고 있다.
환자에게 편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생각은 늘 말보다 행동이 앞서 있다.


400명이 넘는 심장이식환자의 주치의

 

김 교수는 요즘도 종종 악몽을 꾼다. 어김없이 담당 환자의 심장이식 수술이
있는 날이다. 수술 후 정상 맥박과 심장 기능을 회복하는 환자에 안심하면서
꿈에서 깨어난다. 새벽녘 곧바로 중환자실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꿈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심장이식 주치의로 살아온 지 20년도 넘은
김 교수지만 수술 결과에 초연해지기란 쉽지 않다.

“수술 후에 환자들이 인공호흡기를 떼고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선생님, 숨쉬기가 너무 편해요’에요. 그럼 수술이 성공한 겁니다.
저한테는 그때가 제일 보람된 순간입니다.”


김 교수의 노력은 생존율이 증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환자
10년 생존율은 75%, 이는 국제 심폐이식학회의 47%보다 월등히 높다.
심장이식 환자의 생존은 감염과 합병증으로부터 심장을 지켜내는 데 있다.
바로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의 역할이다.

“간혹 이식 수술 후, 감염이 반복되어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때가
가장 안타까운 순간입니다. 그래서 수술 후에도 환자의 상태를 자주
체크하고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더 많은 환자를 위해!

김 교수에게는 1살 때 선천성 심장질환인 청색증으로 세상을 떠난 형이 있다. 지금이었다면 분명 살았을 형이다.
그래서일까? 1992년, 국내 첫 심장이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0명이 넘는 환자를 돌봤지만, 아직도 그의 꿈은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다. 김 교수가 심장이식센터를 맡으며 성인 심장이식 2팀, 소아 심장이식 2팀 총 4팀을 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유는 단 하나!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건강한 심장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김재중 교수는 20년이 넘게 환자 차트만은 꼭 손으로 쓰고 있다. 환자들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 한쪽 가득 쌓여 있는 차트 속에는 환자들을 향한 그의 마음이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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