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아이들의 푸른 꿈을 지키는 주치의 2016.02.24

아이들의 푸른 꿈을 지키는 주치의 - 소아종양혈액과 고경남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종양혈액과 교수이자 지구의 끝, 남극 세종기지 파견 의사. 그리고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
색다른 이력의 고경남 교수. 고 교수는 왜 의사가 되었고 어떻게 특별한 이력을 쌓게 된 것일까?
호기심을 가득 안고 고 교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소아과 의사로서의 삶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가? 그리고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인가?'
진로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 가지 기준에 딱 들어맞아 주저 없이 선택한 의사라는 직업.

“인턴 생활을 하고 여러 과를 돌다 보니까 아이들이랑 같이 있을 때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귀엽고 사랑스럽고. 특히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서 건강해지는 것을 볼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소아혈액종양, 골수이식, 소아 고형종양과 뇌종양 분야를 주로 진료하고 있는 고경남 교수. 환자 한 명을 짧으면 6개월에서 길게는
2~3년씩 오랫동안 지켜보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없다고.

“6개월 된 아이였는데 재생불량성 빈혈이라고 우리 몸의 혈액 수치가 굉장히 낮아져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을 앓고
있었어요. 골수 이식을 해야만 살릴 수 있는데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폐렴이 심해서 이식도 못 해보고 생명을 잃을 수 있었죠.
그런데 내가 법적, 도덕적 책임을 다 지더라도 안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판단이 들었어요.”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골수이식은 다행히 성공했고 그 아이는 지금 건강히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는 약 20%의 환아는 안타깝게도 치료 도중 세상을 떠난다. 세상을 먼저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과의
추억들을 이야기하며 창밖 멀리 아득한 어딘가를 응시하는 고 교수의 눈이 촉촉이 젖어있었다.


남극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의대 입학, 인턴, 전공의... 주위를 둘러볼 새 없이 숨 가쁘게 걸어온
일상이라는 길에서 벗어나 서른셋의 나이에 새롭게 도전한 1년.
남극 파견 의사 생활은 고경남 교수 일생일대의 궤도이탈이었다.
남극을 돌아다니며 얼음과 물, 바람의 환상적인 향연과 펭귄, 해표 등
남극 동물들의 신비로운 생태, 남극이 아니면 경험해볼 수 없는
대자연의 위엄을 마주하고 남극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의사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제 인생에서 그런 1년이 있었다는 게,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추억이죠.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습니다.”


남극에서의 소중한 사색과 성찰을 두 권의 사진 에세이 집으로 엮어
출간하기도 한 고경남 교수.

 

아이들의 영원한 주치의로

소아종양혈액과 교수팀의 일원으로서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와 골수 공여자의 조직 타입이 절반만 일치해도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는 '반 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100% 성공시킨 고경남 교수.
그것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는 사람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항암제로 치료가 안 되는 난치성 종양을 치료하는 세포치료 분야를 더욱 깊이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환자와 부모님께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이겠지만 기회가 충분히 있으니까 다 같이 최선을 다해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은퇴 후에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써보고 싶다고 말하는 고경남 교수.
아이들의 영원한 주치의로 더 많은 아이에게 희망을 주길 기대한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