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하다 2016.04.21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하다 - 성형외과 엄진섭 교수

 

유방암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슴을 절제한 여성들. 그들은 환자이기 이전에 여성이기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자신감이 저하되고 심해지면 우울증까지 온다고 한다.
엄진섭 교수는 유방 재건을 통해 유방암 환자들의 여성성을 되찾아 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깨달음

어린 시절부터 미술 시간이 좋았던 아이. 단순히 좋아하기만 한 게 아니라 더러 상을 받기도 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그 아이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 고민에 빠진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의대를 진학할 지, 본인이 흥미 있어 하는 미대로 진학할 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결국, 부모님의 뜻대로 의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전공분야를 선택할 때는 의술을 펼치면서 미적 감각도 필요한
성형외과를 택했다. 엄 교수는 성형외과를 택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더불어 예술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성형외과가
꽤 만족스럽다고 했다. 만족이 큰 만큼 환자에게 성형외과가 해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그 고민은 한 환자를
통해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유방암을 앓았던 한 성악가였다. 유방 재건을 위해 엄 교수를 찾은 성악가는 아랫배의 살을 이용해 유방을 재건하게 되어있었다.
그런데 뱃살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성악가에게는 문제가 되었다. 성악가의 특성상 노래를 부를 때 복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대 의상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유방의 모양도 자연스럽고 예뻐야만 했다.

“복근의 기능을 많이 손상 안 되게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 데 최신 기법으로 복근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거의 보존한
채로 배의 살만을 잘라내어 유방을 만들어 준 거죠.”


수술의 결과는 좋았다. 게다가 성악가는 수술을 받은 지 3개월 뒤에 공연했다는 기쁜 소식도 엄 교수에게 전해왔다고 한다.

“미용상으로도 결과가 굉장히 좋았고 기능적으로 몸의 큰 해가 없이 정상적인 기능을 그대로 가지면서 자기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저희 같은 의사한테는”


흉터에 대한 고민, 새로운 수술법을 만들어내다!

 

유방 재건수술을 할 때 보형물을 이용하는 것 보다 본인의 살을
이용하는 경우 예후가 훨씬 좋다고 한다. 주로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아랫배의 살을 많이 이용하는데 문제는 아랫배에 남는
흉터이다. 배의 앞쪽 전면에 흉터가 생기니, 보통 40cm 이상의
흉터가 남게 되고 그 흉터 또한 환자에게는 큰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엄 교수는 배에 남는 흉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2년
동안 연구했다. 그가 내놓은 해결책은 흉터의 위치를 낮게 만드는
것. 즉 골반 근처의 살로 가슴을 재건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흉터는 대부분 속옷으로 감출 수 있게 된다.
올해 1월에 그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하여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배 부위 혈관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런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3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본인의 피부로 유방을 재건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을
꼭 찾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아름다움’ 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단박에 아름다움은 건강함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그리고 덧붙여 유방암 환우들이 당당하게 자신감을 되찾고 활기찬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한 아름다움을 계속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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