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의 새 삶을 여는 손끝의 기적 2016.02.11

환자의 새 삶을 여는 손끝의 기적 - 간이식 및 간담도외과 하태용 교수

 

침묵의 장기. 70~80%가 손상될 때까지도 미련하리만치 아픈 티 하나 내지 않는 간을 일컫는 말이다.
간암, 간 경변, 간경화와 같은 중증 질환으로 죽음을 생각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간이식이다. 이식한 간에 피가 돌기 시작하면서 환자의 얼굴빛이 달라지고 오래지 않아 정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다. 섬세한 두 손끝으로 기적의 드라마 한 편을 써 내려가는 사람,
바로 하태용 교수다.


어렵고 힘들기에 도전한 분야, 간이식

의대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딱히 어떤 의사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는 하태용 교수. 하지만 흰 도화지에
조금씩 그림을 그려가듯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외과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간이식 분야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힘들어도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남들이 좀처럼 가지 않는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하 교수. 지금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간은 어느 위치에, 어떻게 있느냐에 따라 수술법이 상당히 다양합니다. 건물로 치면 초고층 빌딩을 짓는 고난도의 수술이죠.
간이식을 할 줄 안다고 하면 웬만한 수술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태용 교수는 간이식 수술에서도 간을 공여하는 기증자의 수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2015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루어진 간이식
수술은 총 413건. 이 중 기증자 수술의 절반가량이 하 교수의 손끝에서 이뤄졌다. 하 교수는 늘 있는 일이라는 듯 편안히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에서 확고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자

 

하태용 교수는 전임의 발령을 받은 직후 만났던 고 1 여학생 환자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급성 간부전으로 죽기 직전에 실려와 어머니의 간을 이식받은 환자였다.

“일주일 만에 깨어났는데 갑자기 간이 괴사하기 시작한 거예요.
다행히 엄마 친구분이 또 기증해서 수술을 했는데 그때만 해도 재이식은
실패할 확률이 무척 높았거든요. 간이식 팀 모두가 빨리 낫게 해서 대학
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보살폈는데 결국 잘 회복해서 대학까지 가고
취직도 했더라고요.”


하 교수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하게 외래를 찾는 그 환자를 볼 때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만나더라도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을 한 번 더 가슴에
새긴다.

 

사망률 0%, 합병증 0%에 도전한다!

떼어내서 기증될 간과 기증자에게 남는 간, 양쪽을 가장 이상적인 해부학 구조로 어떠한 손상도 입히지 않은 채 잘라내야 하는 간이식
기증자 수술. 미세한 오차라도 건강한 기증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에 하태용 교수는 기증자 수술을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고
부른다.

“어떤 수술이든 사망이나 합병증 가능성이 있기 마련인데, 기증자 수술만은 사망률과 합병증 모두 0%가 되어야 하거든요.
의료진에게는 기증자를 원래대로 건강하게 만들어서 퇴원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하태용 교수는 기증자들을 건강히 퇴원시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증자들의 장기적인 건강 상태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생체 기증 수술의 역사는 이제 고작 20년 남짓. 장기 기증을 하고 5~10년간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 이후의
사망률, 합병증, 후유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다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여기에 더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그 시대에 맞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하태용 교수.
대지 위에 우뚝 솟은 태산이기 보다 그 태산을 휘감아 돌아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장강 같은 의사로 환자들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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